혈중알코올농도 0.097% 음주운전하다 버스와 사고...승객 대인 접수까지 책임져야 할까?
혈중알코올농도 0.097% 음주운전하다 버스와 사고...승객 대인 접수까지 책임져야 할까?
기사와 합의했지만 승객 대인 접수 '첩첩산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동료 지인의 아내 명의로 된 차를 몰던 A씨. 평소처럼 이 차로 출퇴근하던 그는 퇴근 후 동료들과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난 뒤 차에서 잠시 쉬다 운전대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A씨는 버스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A씨의 차는 폐차해야 할 수준으로 부서졌고, 버스 기사와는 150만원에 개인적으로 합의하기로 구두 약속했다.
문제는 A씨의 차가 무보험 상태였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사고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이 병원 치료를 받겠다며 대인 접수를 하려는 상황에 놓였다.
A씨가 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은 무엇일까?
'음주·무보험·대인사고' 3중고…벌금만으로 안 끝날 수도
변호사들은 A씨가 음주운전, 무보험 운행, 인명 피해 사고라는 여러 법적 위험에 동시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0.097%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법적으로는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버스 승객의 부상이다. 만약 승객이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하면 A씨의 혐의는 단순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이 아니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죄 등으로 무거워질 수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피해 승객이 상해 진단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게 되면 범죄 혐의는 단순 음주운전이 아니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 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죄로 무거워져 실형이나 고액의 벌금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차량이 무보험 상태였다는 점은 A씨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한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무보험 상태이므로 피해자의 치료비와 합의금은 직접 부담하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스기사와 150만원 구두합의, 효력 있나
A씨가 버스 기사와 구두로 합의한 150만원은 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변호사들은 구두 합의만으로는 사고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버스 차량 손해와 승객 피해는 기사 개인이 아니라 운송회사와 공제조합을 통해 처리되는 것이 보통이고, 무보험 상태였다면 지급된 돈이 이후 구상 형태로 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기사에게 150만원을 주더라도 이후 버스 회사나 공제조합에서 버스 수리비나 승객 치료비 등을 A씨에게 다시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대섭 변호사는 "말로만 끝내지 마시고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계좌로 송금하여 근거를 남겨두어야 훗날 말이 바뀌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선의 대응은 '승객과 신속한 합의'
변호사들은 승객의 상해 진단서가 경찰에 정식으로 제출되기 전에 신속하게 합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조언했다.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결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승객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시어 적정 수준의 치료비와 위자료를 지급하고 경찰에 상해를 입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이나 합의서를 부탁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합의 방식에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백종빈 변호사는 "승객과 직접 개별 대인 합의를 시도할 경우,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받거나 치료 장기화로 인해 통제 불가능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면, 버스공제조합이 승객의 치료비 및 합의금을 법적 기준에 따라 먼저 지급하게 한 뒤, 추후 공제조합이 청구하는 구상금을 분할 변제하거나 조정하는 것이 실질적인 배상 총액을 낮추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피해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사고 경위, 피해 정도, 합의 여부에 따라 형사처벌 수위가 달라지므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