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화장실서 쓰러져 숨진 근로자, 숨 참고 힘주다 심장에 무리"…산재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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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화장실서 쓰러져 숨진 근로자, 숨 참고 힘주다 심장에 무리"…산재로 인정

2022. 03. 21 11:21 작성2022. 03. 21 11:29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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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앓던 근로자,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져⋯업무상 재해 인정

재판부 "숨 참으며 힘주려다, 심장에 무리 갔을 수 있다"

공사 현장 재래식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진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공사 현장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진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짧은 기간 동안 연속해서 과로한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판단한 건데,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더 추가했다.


공사 현장 내 '열악한 화장실' 환경 역시 근로자 죽음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지적이었다.


21일, 서울행정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근로자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 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기존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었다.


악취에 숨 참으며 힘준 것, 심장에 무리 줬을 거라 판단했다

지난 2019년 4월, 이 사건 A씨는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일용직 근로자였던 A씨가 약 3개월 가량 일을 쉬다가, 해당 현장에서 근무한 지 열흘쯤 된 무렵이었다.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이었다. 즉 A씨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사망에 이른 것이다.


A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거절됐다. A씨가 이미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과도한 업무부담이나 스트레스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처분은 약 2년 만에 법원에서 뒤집혔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업무를 3개월 쉬었던 고인이 10일간 연속으로 일한 상태였다"면서 "사망 전에 짧은 기간 동안 근무시간과 강도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진료기록 감정 소견 등을 볼 때, 지병인 심장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근로자가 기존에 질병을 앓고 있었더라도, 일을 하다가 악화가 됐다면 산재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열악한 화장실 환경에서 일어난 '발살바(valsalva) 효과'도 A씨 심장질환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봤다. 발살바란, 코와 입을 막은 상태에서 배에 힘을 주면서 강하게 숨을 내쉬는 행위를 말한다. 사고 당시, A씨가 이용했던 공사장 화장실은 컨테이너 한 개를 3칸으로 쪼갠 재래식 형태였다.


이와 관련해 진료기록 감정 소견을 낸 의사는 "비좁은 화장실 공간과 악취가 고인을 직접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관상동맥 파열 등에 악화인자가 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숨을 참은 상태에서 갑자기 힘을 주면 체내 압력이 순간적으로 상승하는데, 이 행동이 A씨 심장에 무리를 줬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재판부 역시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였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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