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병시중 든 시어머니⋯돌아가시며 남긴 유산, 며느리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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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병시중 든 시어머니⋯돌아가시며 남긴 유산, 며느리도 받을 수 있을까

2020. 02. 10 10: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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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재산(특유재산), 원칙적으로 재산 분할 대상 아니야

"안 된다" "된다" 변호사들의 의견도 분분

유사한 판례 없어⋯실제 재판 시 치열한 공방 예상

수년간 병시중 든 시어머니의 유산을 상속받은 남편에게 이혼 시 재산분할청구 가능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돌아가시기 전 10년 가까이 병치레를 하셨던 시어머니. 그걸 모두 받아낸 건 며느리 A씨였다. 시어머니 장례를 치르기가 무섭게 이번엔 시아버지가 편찮기 시작했다. 남편은 부인인 A씨에게 "시아버지도 모시자"고 요구했다. 이번에도 A씨는 묵묵하게 그 말에 따르며 버텼다. 그러나 참을 수 없었던 건 남편의 폭언과 폭력이었다.


시어머니는 돌아가시며 상당한 유산을 남겼는데, 최근 A씨 남편을 비롯해 자식들은 이 재산을 나눠 가졌다. 시어머니 재산관리는 A씨가 다했지만, 직접적으로 'A씨 몫'으로 나눠진 건 없었다.


A씨는 남편과의 이혼을 생각 중인데, 혹시 시어머니가 유산을 남긴 재산 중 일부라도 자신이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좀 더 구체적으론 '남편 몫'으로 분배된 유산에 'A씨 몫'이 있는지를 알고 싶다. 만일 그렇다면 이혼할 때 "그 몫을 달라"고 할 계획이다.


"받을 수 없다" vs. "받을 수 있다" 변호사들도 엇갈리는 예측

이에 대한 변호사들 답변은 엇갈린다.


크게 보면 "시어머니가 남긴 유산은 남편 측 '특유재산'이기 때문에, 재산 분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와 "A씨가 수년간 시어머니를 간병하고 시아버지를 부양한 만큼 재산분할 때 참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맞부딪혔다.


특유재산(特有財産)이란 '부부 중 어느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갖고 있던 고유재산'이나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부부가 각자 소유한다. 그래서 이혼할 때 재산분할청구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은 예외를 인정한다. “부부 중 한쪽의 특유재산이라도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그 재산의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분할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결을 지난 2002년부터 유지하고 있다.


'A씨 몫' 없다 : 시어머니의 유산, '특유재산'으로 분할 대상 아니다

변호사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A씨가 남편의 특유재산(시어머니 유산) 분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상속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다"며 "상속 이후 결혼 생활이 어느 정도 이어지고, 배우자가 그 재산유지에 기여했을 때 분할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남편이 특유재산을 상속한 직후 이혼하기 때문에, 이 재산은 사실상 분할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도 "상속 직후 이혼하게 되면 해당 상속재산은 배우자의 특유재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산분할 목록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시어머니에 대한 A씨의 간병이나 재산관리로 인해 남편이 기여분을 받았다면 그 부분에 관하여는 재산분할이 가능할 것이나, 그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상속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시어머니 사후에 시아버지를 부양한 사정으로는 '남편의 유산상속에 A씨가 기여했다'고 인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아버지 부양과 시어머니 유산은 별개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A씨 몫' 있다 : 오랜 시부모 간병 및 부양, 재산 분할 시 참작 사유

그러나 다른 견해를 밝힌 변호사들도 많다. 이들은 A씨가 몇 년간 시어머니 병시중을 었들고 시아버지를 부양한 것은 특유재산 분할 여부를 논의할 때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A씨의 경우 비록 최근에 남편 명의의 상속등기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남편이 상속받기 전 재산의 유지·관리에 기여했고 △시부모 간병⋅부양 등을 위해 수고한 점 △혼인 기간 등 여러 가지 요건이 참작돼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흔치 않은 이슈이고 유사한 판례도 없어 실제 재판에 들어간다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면서도 "A씨가 여러 해 동안 시어머니를 간병하고 시아버지를 부양한 것은 당연히 재산분할에 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유재산 상속 후의 유지·증식 기여도만을 재산분할에 반영하고, 상속 전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면 너무 형식적인 처사라는 논란이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춘희 변호사는 "재산분할 때 시부모를 간병하고 봉양한 며느리의 기여도를 참조한 서울가정법원의 판례(서울가법 2000.07.06 선고 98드96753 판결)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도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은 분할대상이 아니나, 혼인 기간, 재산유지 또는 증식 기여도 등이 인정될 경우 분할이 가능하다"며 "A씨의 경우 혼인 기간이 짧지 않은 점, 시어머니를 수년간 간병한 사실, 재산수익을 관리한 점, 시아버지를 수년간 부양한 점 등 기여한 바가 크므로 재산분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는 "남편의 상속재산을 분할대상 재산으로 삼는 것은 가능할 것이나, 기여도는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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