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치기 분양이라 10분내 입금해야' 말만 믿었다가…계약금 2년째 묶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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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기 분양이라 10분내 입금해야' 말만 믿었다가…계약금 2년째 묶인 사연

2026. 03. 03 15: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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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안 쓰면 몰수' 통보…법조계 "명백한 부당이득, 이자까지 받아내야"

A씨가 ‘초치기 분양’을 미끼로 10분 내 입금을 유도한 뒤 계약을 포기하자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는 피해를 입었다. / AI 생성 이미지

"초치기 분양이라 10분 안에 돈을 넣어야 합니다." 이 말만 믿고 거액을 보냈다가 2년째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정식 계약서는 구경도 못 하고 서명조차 하지 않았지만, 분양사는 '정계약을 안 하면 돈을 몰수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부당이득'이라며, 원금은 물론 2년간의 이자까지 돌려받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방문판매법'이라는 예상치 못한 법적 카드까지 거론됐다.


"10분 안에 넣으세요"…'정계약금' 함정에 빠지다


모든 것은 분양대행사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다. A씨는 '초치기 분양'에 참여하면 당첨 시 10분 안에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넣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A씨는 "처음 분양대행사에 문의 했을 때부터 '초치기 분양인데 천만원 넣어서 당첨되면 10분이내로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넣어야 한다'고 안내받았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 돈의 성격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당첨 통보를 받자마자 분양사의 재촉에 A씨는 돈을 입금했다. 그러나 나중에야 그 돈이 단순 청약 증거금이 아닌, 계약을 확정 짓는 '정계약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계약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한 A씨가 정식 계약을 포기하겠다고 하자, 분양사는 계약서 조항을 들며 2년이 다 되도록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계약서·서명 없는데…법원, 계약으로 볼까?


A씨는 "정계약서는 본 적도 없고, 서명, 날인 없고, 필수서류 모두 내지 않았습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는 것은 동호수와 10% 금액뿐인데, 이것으로 정계약의 의사합치가 됐다고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 자체가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정식 계약서에 대한 열람·설명 없이 단순히 금액을 송금한 것만으로 완전한 분양계약의 의사합치가 성립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분양계약은 통상 동·호수, 분양대금, 지급 조건 등 주요 사항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분석이다.


김강희 변호사(법무법인 도모) 역시 계약금 몰수 주장의 법적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해야만 그에 따른 계약금 몰수 조항이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라며 "핵심적인 계약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정계약금 귀속'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약합니다"라고 짚었다.



"이자까지 받아내라"…숨겨진 법적 무기 '방문판매법'


전문가들은 A씨가 계약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분양사의 행위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취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우선 내용증명으로 계약 불성립과 반환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하면 민사소송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한발 더 나아가 2년간의 손해까지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대행사가 법률상 원인 없이 금전을 보유 중이므로, 반환 소송 시 원금과 더불어 지난 2년간 발생한 법정 지연 이자까지 함께 청구하여 손해를 온전히 보전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사안에는 예상치 못한 법적 쟁점이 숨어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동훈 변호사는 "A씨가 생각하지 못한 쟁점은 초치기 분양 안내를 받은 구체적인 경위와 방식에 따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라고 짚었다.


만약 전화 권유로 계약이 진행됐다면, 이 법에 따라 청약을 철회하고 계약금을 돌려받을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송에 대비해 통화 녹취, 문자 메시지, 입금 내역 등 관련 증거를 철저히 확보하는 것이 승소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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