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20만원 벌어 180만원 갚아라? 남편 집 때문에 발목 잡힌 아내
월 220만원 벌어 180만원 갚아라? 남편 집 때문에 발목 잡힌 아내
빚 1억 50대 여성, 개인회생의 두 얼굴…가족 부양 인정되면 '월 10만원' 희망도

빚 1억, 월급 220만 원인 50대 여성이 개인회생의 기로에 섰다. / AI 생성 이미지
빚 1억 원, 월급 220만 원. 투병 중인 가족을 돌보며 음식점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A씨가 마주한 현실이다. 마지막 희망으로 개인회생을 알아봤지만, 전문가들의 진단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아픈 가족을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으면 월 10만원대 변제금으로 재기할 수 있지만, '남편 명의 주택'이 발목을 잡으면 월 180만원이라는 사실상 회생 포기 수준의 금액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법원의 저울이 어디로 기울지에 따라 한 가정의 운명이 갈리는 개인회생의 쟁점을 심층 취재했다.
희망의 빛 : "가족 증명하면 월 10만원대 변제도 가능"
1965년생 여성 A씨는 카드론, 은행 대출, 지인 빚까지 총 1억 원이 넘는 채무로 2개월째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월급 220만 원으로 루푸스 투병 중인 남편과 정신과 치료를 받는 자녀를 돌봐야 하는 A씨에게 개인회생은 마지막 탈출구였다.
다행히 전문가 다수는 A씨에게 희망의 길을 제시했다. 아픈 가족의 상황을 법원에 객관적으로 증명해 '부양가족'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배우자의 루푸스 투병 및 자녀의 정신과 치료 진단서 등 경제활동 불능을 증명하면, 2~3인 가구 생계비를 주장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 역시 "투병 중인 배우자와 치료 중인 자녀는 부양가족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변제금이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 분석에 따르면, 법원이 A씨의 사정을 받아들여 3인 가구 생계비를 인정할 경우, 월 변제금은 최저 10만원 대까지 낮아져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절망의 그림자 : "남편 집 때문에 월 180만원 갚아야 할 수도"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개인회생의 '청산가치 보장 원칙'이라는 거대한 암초가 A씨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채무자가 가진 재산을 모두 처분(파산)했을 때 채권자들이 받을 돈보다는 많이 갚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문제는 A씨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더라도, 법원이 남편 명의의 재산 절반을 A씨의 실질적 재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A씨의 남편은 시세 약 2억 3천만 원의 주택을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실무상 법원은 배우자 명의 재산의 절반을 귀하의 보유 재산 가치로 반영합니다"라고 설명하며, 이 경우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변호사는 "3년 동안 변제하는 총액이 이 가치보다 많아야 하므로, 매월 180만 원 이상을 납부해야 하는 금전적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라고 분석했다.
그가 언급한 '가치'는 남편 주택의 순자산(약 1억 3천만 원)의 절반인 6,500만 원으로, A씨가 3년간 갚는 돈의 총합이 이보다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월 소득 220만 원인 A씨에게는 감당 불가능한 금액이다.
운명을 가를 두 개의 열쇠: '특유재산' 소명과 '관할 법원'
최악의 상황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두 가지 핵심 열쇠를 제시한다.
첫째는 남편의 집이 A씨의 도움 없이 오롯이 남편의 소득과 노력으로 형성된 '특유재산'임을 법원에 증명하는 것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해당 주택을 구입할 당시 귀하의 자금이 들어가지 않았고 배우자의 소득으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라는 점을 소명하시면, 재산 반영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둘째는 A씨의 사건을 어느 법원이 다루느냐는 '관할'의 문제다. 법무법인 덕수 이강훈 변호사는 매우 중요한 변수를 지적했다. 그는 "관할법원이 회생전문법원인 경우 주택에 대해 부부별산제가 적용되고, 지방법원 본원이 관할인 경우 주택을 부부공동형성재산으로 보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느 법원에서 재판받느냐에 따라 배우자 재산에 대한 판단 기준 자체가 달라져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