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꿈 접고, 학원도 못 가" 양육비 떼먹은 아빠에게 위자료까지 받을 수 있을까
"야구 꿈 접고, 학원도 못 가" 양육비 떼먹은 아빠에게 위자료까지 받을 수 있을까
3년째 양육비 끊겨 꿈 포기한 아들 둔 싱글맘
법원 "양육비 미지급만으로 정신적 손해 인정은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혼 후 홀로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A씨. 전 남편은 약속했던 월 80만원의 양육비를 3년째 한 푼도 보내지 않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들은 야구부를 그만뒀고, 이제는 영어 학원마저 "보내줄 수 없다"고 말해야 하는 처지다.
A씨는 밀린 양육비는 물론, 아이의 미래가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고통에 대해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자녀의 교육 기회 상실이 법적으로 위자료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을까.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해당 법적 쟁점을 다뤘다.
"돈 안 준 것"과 "꿈 포기한 것" 사이의 인과관계 증명이 관건
양육비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정신적 손해배상이 인정되기는 어렵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금전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밀린 돈과 이자를 받음으로써 회복된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방송에 출연한 우진서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법원은 양육비 미지급을 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보고 있다"며 "미지급 사실만으로 교육 기회가 상실되었다고 곧바로 연결 짓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핵심은 인과관계 입증이다. 우 변호사는 "단순히 학원을 못 다녔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양육비 미지급과 교육 기회 상실 사이에 구체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A씨가 입증해야 하는데, 법원은 이를 매우 소극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그만둔 이유가 오직 돈 때문인지, 아니면 양육자의 다른 선택이나 아이의 적성 등 다른 사정이 개입됐는지 명확히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인정된 판례도 있어
하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법원은 양육비 미지급이 고의적이고 악질적일 경우, 예외적으로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을 인정하는 추세다.
우 변호사는 "드물지만 최근 법원이 정신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경우가 있다"며 구체적인 요건을 제시했다.
▲장기간 고의적으로 지급하지 않았거나 ▲소득이 충분함에도 지급을 회피했고 ▲이로 인해 양육자가 경제적으로 매우 궁박한 상황에 처했으며 ▲결과적으로 자녀의 생활 수준이 현저히 저하된 경우다.
우 변호사는 "돈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는 위자료를 인정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경우에도 구체적인 손해 사실을 매우 상세히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소송보다는 이행명령·직접지급명령 등 실효적 수단 써야
법률 전문가들은 입증이 까다로운 손해배상 소송에 매달리기보다, 밀린 돈을 확실히 받아낼 수 있는 법적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우 변호사는 가장 먼저 가정법원에 '양육비 이행명령'을 신청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행명령이 있음에도 지급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나 30일 이내 감치 처분이 가능하다"며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만약 전 남편이 직장인이라면 '직접지급명령' 제도가 효과적이다. 이는 전 남편의 월급에서 양육비를 원천징수해 A씨에게 직접 보내도록 법원이 회사에 명령하는 방식이다.
전 남편의 재산을 파악하고 있다면 부동산이나 예금에 대한 압류 및 추심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