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긴 남성이 내 뒷모습 사진 올려 '여친' 행세⋯처벌 가능할까
연락 끊긴 남성이 내 뒷모습 사진 올려 '여친' 행세⋯처벌 가능할까
지인들이 알아볼 정도
현역 군인인 상대에게 군부대 징계도 요청할 수 있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과거 다툼 후 연락이 끊긴 남성 B씨가 A씨의 사진을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것이다. 심지어 B씨는 주변에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이라고 둘러대기까지 했다.
사진은 A씨의 뒷모습이었지만, A씨를 아는 지인들이 곧바로 알아볼 정도였다. A씨가 항의하자 B씨는 약 4시간 만에 사진을 내렸지만 "별일 아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헤어진 사이도 아닌, 단순히 다툼 후 멀어진 남성의 이 같은 행동에 A씨는 불쾌감을 넘어 불안감까지 느꼈다.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뒷모습도 초상권 침해…지인이 알아봤다면 특정성 인정
A씨의 사례처럼 얼굴이 나오지 않은 뒷모습 사진이라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사진 속 인물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다면 초상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뒷모습이라도 주변 사람들이 사진 속 인물이 질문자님이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면 초상권 침해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법원도 얼굴뿐 아니라 사회통념상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공표되지 않을 권리를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평안 최봉균 변호사 역시 "옷차림이나 체형, 배경, 기존에 공개된 사진과의 연관성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사진 속 인물이 질문자님이라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면 특정 가능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실제 A씨의 지인이 사진을 보고 A씨임을 알아챘다는 점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A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던 사진이라는 점도 B씨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이 변호사는 "과거 질문자님이 SNS에 사진을 공개했다는 사실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로 재게시할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형사처벌은 어려워도 민사상 '위자료 청구'는 가능
그렇다면 B씨를 처벌하는 것도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법상 초상권 침해 자체를 직접 처벌하는 형사 규정은 없어 고소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보다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초상권·사생활 침해 자체를 처벌하는 형사 규정은 따로 없어서, 형사고소보다는 민사상 손해배상(위자료) 청구를 우선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클로저 법률사무소 이태준 변호사는 "무단 게시에 따른 초상권·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위자료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며 "상대방이 이를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하였다면, 마치 질문자님과 현재 교제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함께 주장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B씨가 A씨의 사진과 함께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을 올린 경우가 아니라면 형사 처벌은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상대가 현역 군인이라면? '부대 진정'도 하나의 방법
B씨가 현역 군인 신분이라는 점은 A씨가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 형사·민사 소송과 별개로 군부대에 징계를 요청하는 방법이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상대가 군 복무 중이라면 군사경찰 신고, 부대 내 진정, 징계 요청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은 직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영역에서도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할 경우 징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징계가 반드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사적인 프로필 게시행위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징계되는 것은 아니고, 행위의 내용과 경위, 반복성 및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된다"고 짚었다.
변호사들은 법적 조치나 군 내부 진정을 고려하기에 앞서 B씨의 프로필 화면 캡처, 항의 과정이 담긴 대화 내역, A씨를 알아본 지인의 진술 등을 증거로 확보해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