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러 갔다가 돈 쓰고 왔다⋯'워크맨' 속 알바생 유니폼 강매 논란
돈 벌러 갔다가 돈 쓰고 왔다⋯'워크맨' 속 알바생 유니폼 강매 논란
알바생 유니폼 강매 논란 "알바하려면 옷부터 사 입어라"
10년간 논란 있었지만 강매 제재할 '법'이 없다
"강매 아니고 자유 복장" 뒤늦게 해명 올렸지만 논란 계속
아나운서 출신 장성규가 ‘옷가게 판매 알바’ 체험을 한다며 상황을 익살스럽게 편집했는데, 영상 속 유니폼을 강매하는 듯한 모습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패션업계 ‘유니폼 강매’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유튜브 직업 체험 프로그램에서다. 아나운서 출신 장성규가 ‘옷가게 판매 알바’ 체험을 한다며 상황을 익살스럽게 편집했는데, 시청자들은 “패션업계 악습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는 진지한 반응을 보였다.
유니폼 강매란, 옷 가게에서 일하려면 그 매장에서 파는 옷을 사서 입어야 하는 관행을 말한다. 이 관행은 지난 10년간 “매장 측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런 행위를 제재할 법률이 미비한 탓이 크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워크맨’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유명 스포츠 브랜드 업체가 등장했다. 이 업체는 매장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일을 하려면 여기서 파는 브랜드 옷을 직접 사서 입어야 한다"고 강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니폼 강매’로 보일만 한 발언이 여러 번 등장했다.

매장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일을 하려면 여기서 파는 브랜드 옷을 직접 사서 입어야 한다"고 강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장성규도 이날, 이 매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이 브랜드 옷을 사 입었다. 장성규는 “매장에서 일할 때 입는 브랜드 티셔츠를 그냥 주시느냐”고 물었고, 직원은 “일당에서 제한다”고 답했다. 직원은 이어 “50%의 직원 할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발까지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신어야 한다는 말에 장성규는 가장 싼 슬리퍼에, 발가락이 보이지 않기 위해 양말을 골라 샀다. 모두 6만 7450원이었다.
이 금액은 장성규가 이날 6시간을 일해서 번 돈보다 많았다. 그는 이날 시간당 8350원씩 6시간을 일해 5만 100원을 벌었다. 결국 오히려 1만 7350원을 매장에 뱉어냈다.
이 영상에 달린 댓글 9000여개 중에 상당수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니폼을 강매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한 네티즌은 “돈이 없어 알바하러 온 사람한테 옷부터 파는 게 무슨 경우냐"고 지적했다. 일부는 “50% 할인해주면 양반이다. 우리 가게는 30% 할인된 가격으로 사야 한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의 유니폼 강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2013년부터 여러 차례 강매 논란에 휩싸였다. 많은 비판을 받은 끝에 지난해 1월부터는 신입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니폼 한 벌을 지급하거나 자유 복장을 허용하는 식으로 규정을 바꿨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브랜드에서 직원들에게 유니폼 구매를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 다른 브랜드 옷을 입으면 눈치를 주는 경우로 압박하는 식이다.
지난달 트위터에는 ‘탑텐강매피해자'라는 계정으로 여러 글이 올라왔다. 의류 업체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강제로 자사 의류 2벌을 구매하도록 했다는 폭로했다. 그는 한 게시글에서 “면접에 합격한 뒤 점장에게 복장 규정을 물어보니 ‘우리 유니폼을 구매해야 한다. 2~3벌 정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2벌 골랐더니 ‘그걸로 되겠냐'고 했다"고 적었다.
국내 SPA 업체 '탑텐'도 유니폼 강매 논란이 있었다. /트위터 캡처
이 트위터가 올라오자 다른 브랜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폭로 글도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에서도 사비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며 “50% 할인을 해주지만 △△△ 옷이 아닌 날에는 점장이 하루 종일 눈치를 준다”고 했다.
패션 업계에서 유니폼 강매가 악습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규는 없다. 지난 2013년 김상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복장을 갖추도록 하는 경우에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명시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단순히 해당 브랜드 옷을 사 입으라고 한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다”라며 “만약 이를 따르지 않았을 때 사업자가 징계나 해고를 한다면 문제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례처럼 단순히 눈치를 주는 것만으로는 정식으로 사건화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워크맨은 해당 업체의 해명을 뒤늦게 추가했다.
알바생에 대한 '유니폼 강매'가 논란이 되자 워크맨은 해당 업체의 해명을 뒤늦게 추가했다. / 유튜브 채널 '워크맨' 캡처
“영상 내 의류매장 아르바이트 유니폼의 경우 두 가지 안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타 브랜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선에서 본인 옷을 착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두 번째로 아르바이트생이 구매를 원할 시에 직원 할인가 혜택으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강매라고 오해되는 부분이 있어 안내 공지해드립니다.”
그러나 28일 오후까지 이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