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믿고 왔는데"…공항에 갇혀 5개월째 햄버거만 먹는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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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믿고 왔는데"…공항에 갇혀 5개월째 햄버거만 먹는 난민

2025. 09. 26 11:3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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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활동하다 망명 신청한 아프리카 남성, 비인간적 처우 논란

난민 신청을 한 아프리카 출신 남성이 김해공항에서 5개월째 감금 상태로 지내며 하루 두 끼 햄버거만 먹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MBC 라디오 시사 유튜브 캡처

아프리카에서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우던 한 남성은 목숨을 건 탈출 끝에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가 아닌, 5개월간의 공항 감금과 하루 두 끼의 햄버거였다.


지난 4월 27일, 아프리카 긴급 국적의 한 남성이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했다. 고국에서 오랜 기간 반정부 활동을 하다 경찰의 박해를 피해 온 그였지만, 법무부는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단 7일 만에 난민심사 자체를 거부(불회부 결정)했다.


그 순간부터 그는 공항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투명인간'이 됐다. 그의 소송을 대리하는 홍혜인 변호사는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찜질방 수면실 같은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5개월째 갇혀 지낸다"며 "교도소보다도 못한 삶"이라고 전했다. 바깥 공기는 전혀 쐴 수 없고, 하루 30분씩 두 차례 터미널 출국장으로 나가는 것이 허용된 외출의 전부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식사였다. 공항 측은 그에게 하루 두 끼 햄버거를 제공했다. 홍 변호사는 "면담을 가서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항의하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변명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홍 변호사가 식사 때마다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공항 측은 5일 내내 햄버거 사진만 보내왔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국민신문고 민원이 제기되자, 공항 측은 뒤늦게 "편의점에 가서 식사를 고르라"고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이 역시 미봉책일 뿐, 인스턴트 음식으로 연명해야 하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법원 "난민 심사 대상 맞다"…72%가 오판인 난민 행정

결국 남성은 법무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최근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홍 변호사 측이 남성의 정당 활동 증명서와 시위 중 박해받는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자, 법원은 "난민 심사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며 법무부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문제는 이것이 이례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홍해인 변호사는 "법무부의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은 법원에 가면 72% 확률로 취소된다"고 지적했다. 10건 중 7건 이상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홍 변호사는 "만약 언론사가 72%의 확률로 오보를 낸다면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법무부 난민 행정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여전히 공항에 갇혀있다. 법무부가 항소할 경우, 그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공항을 떠날 수 없다. 홍 변호사는 "과거 법무부는 항소하는 비율이 꽤 높았다"며 "항소하더라도 우선 구금 상태부터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공항 장기 체류 난민 신청자의 인권침해를 개선하라고 권고했고, 법무부 역시 2023년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비인간적인 처우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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