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사실혼 배우자의 배신…회사 돈 84억 빼돌린 경리과장에 "60억 배상하라"
20년 사실혼 배우자의 배신…회사 돈 84억 빼돌린 경리과장에 "60억 배상하라"
14년간 434회 걸쳐 84억 횡령
회사 돈 제 것처럼 쓴 행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년 넘게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의 재무와 회계 업무를 도맡아온 배우자가 14년 동안 수십억 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이 배우자에게 60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판결하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20년 신뢰를 배신으로… 사실혼 배우자의 '두 얼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도체 부품 수출입업체인 A사의 대표 C씨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당시 사실혼 관계였던 B씨를 경리과장으로 채용했다.
C씨는 외부 영업에 전념했고, 배우자인 B씨는 회사의 법인계좌 관리와 금전 출납 등 모든 재무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하며 전적인 신뢰를 받았다.
하지만 B씨의 헌신적인 모습 뒤에는 치밀한 범죄가 숨겨져 있었다.
B씨는 2010년 5월 법인계좌에서 자신의 개인 계좌로 200만 원을 임의 이체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1월까지 약 14년 동안 총 434회에 걸쳐 회사 돈 84억 8,049만 원을 빼돌렸다.
'시제'·'외주가공비'로 둔갑한 횡령금… 은폐 위해 일부 반환하기도
B씨의 범행 수법은 대담하고 치밀했다. 법인계좌 거래명세표에는 횡령금을 '시제'라는 명목으로 기재했고, 회계장부상으로는 '외주가공비', '주주단기차입금', '가지급금' 등 다양한 항목으로 분식하여 회사의 눈을 속였다.
횡령으로 인해 회사 계좌에 잔고가 부족해져 거래처 대금이나 직원 급여 지급이 어려워지면, 자신의 개인 계좌에서 다시 법인계좌로 돈을 입금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쓰기도 했다.
B씨가 이런 방식으로 다시 입금한 돈만 18억 원이 넘었으나, 이는 모두 범행을 감추기 위한 은폐 행위에 불과했다.
법원 "횡령액 중 소멸시효 내 60억 원 배상하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사는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상 자백간주 규정을 적용해 B씨의 횡령 책임을 명확히 인정했다. 우선 B씨가 가로챈 전체 금액 84억여 원 중, 소멸시효 10년이 지나지 않은 60억 6,259만 원 전액을 배상 범위로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당 금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B씨는 이번 민사 소송과 별개로 진행된 형사재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25년 7월 징역 10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4가단254386 판결문 (2025. 10. 17.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