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비급여 유전검사 관리 사각지대… 법적 규제 및 상담 제도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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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비급여 유전검사 관리 사각지대… 법적 규제 및 상담 제도화 논의

2026. 01. 13 13:4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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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낮은 양성률에도 무분별 시행

의료진 설명의무 준수 및 국가 관리체계 필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일부 산부인과 병원과 유전자 검사 기관을 중심으로 건강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비급여 유전 검사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의료적 편익에 비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과 부모의 불안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교수는 최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현재 시행 중인 신생아 선별 검사의 양성률이 0.01% 수준으로 매우 낮음을 지적했다. 정부가 페닐케톤뇨증 등 일부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비급여 영역에서 이뤄지는 자폐·발달 지연 예측 검사는 시행 규모나 사후 관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 교수는 "부모가 검사의 의학적 의미와 한계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검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결과 통보 이후 적절한 유전상담 없이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학제 전문가들이 참여해 검사 대상 질환을 엄격히 선정하고 상담 체계를 갖춘 미국·영국 등 선진국 사례와 대비된다.


의료법상 설명의무 위반 소지… 판례 "환자의 선택권 보장해야"

법조계에서는 의료기관이 신생아 유전검사를 권유하며 검사의 목적과 한계, 결과 해석의 불확실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을 경우 의료법상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판례에 따르면 의사는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과 부작용 등을 당시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환자가 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06. 12. 6. 선고 2005가합4819 판결). 유전 검사 역시 부모가 검사의 실효성을 비교·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유전자검사기관 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제49조), 비급여 검사의 적정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동법 제50조는 과학적 증명이 불확실해 검사대상자를 오도할 우려가 있는 검사를 금지하고 있어, 임상적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검사항목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전상담사 국가자격 도입 등 법적·제도적 안전망 구축 시급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유전 검사 확산을 막기 위해 유전상담 제도의 법제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대한의학유전학회 최인희 이사는 국내 유전상담에 대한 법적 기반 부재를 언급하며, 현재 학회 차원에서 운영되는 자격 인증을 국가 자격으로 제도화하여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생아를 관리하는 기관의 법적 책임도 논의 대상이다. 판례는 신생아 집단관리 책임자가 이상 증세 발견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안에서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고 있다 (대구지방법원 2020. 6. 12. 선고 2020고합97 판결). 이는 유전 검사 결과 이후의 사후 관리와 추적 체계 역시 법적 관리망 내에 있어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개선 방향으로는 ▲생명윤리법 개정을 통한 유전검사 대상 질환 명확화 ▲유전상담사 국가자격 도입 및 배치 의무화 ▲비급여 유전검사 등록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이 제시되었다. 이는 한정된 의료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헌법재판소 2018. 7. 26. 선고 2016헌마431 결정)와도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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