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70만 원에 빌려준 이름, 2억대 전세사기 주범 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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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70만 원에 빌려준 이름, 2억대 전세사기 주범 될 뻔?

2025. 12. 26 16:5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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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만 빌려주면 돈 드립니다

유혹에 발 들인 무자본 갭투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B씨를 필두로 한 조직적인 ‘깡통전세’ 범행 현장에서 피고인 A씨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자’ 역할을 맡았다. B씨와 그 직원들은 빌라 등의 매매대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임차인을 모집한 뒤, 그 보증금으로 전 소유자에게 대금을 치르고 남은 금액을 리베이트로 챙기는 ‘동시진행 거래’를 계획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 A씨는 자기 자본 없이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는 대가로 명의비 70만 원을 받기로 하고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음에도 B씨 등과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2억 2,300만 원 상당의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했다고 보고 사기죄로 기소했다.


실제로 2021년 1월경, 피해자 N씨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고양시 소재 아파트에 대해 보증금 2억 2,300만 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매물은 실질적인 매매대금보다 보증금이 더 큰 ‘깡통전세’였으며, A씨는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어도 이를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명의를 이전받았다.


2억 원대 사기 혐의에도 법원이 ‘무죄’ 선고한 반전 이유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2024고단1062)은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반전의 판결을 내놓았다.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사기 범행에 실질적으로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주목한 핵심 사실관계는 A씨의 역할과 범행의 실질적 이득이었다. 조사 결과, 피해자의 임대차계약은 B씨와 공인중개사 등이 주도했으며, A씨가 이 과정에 직접 가담하거나 계약의 존재 자체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인터넷 광고를 보고 이름을 빌려주면 70만 원을 준다는 말에 서명했을 뿐”이라며 피해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또한, 범행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익은 조직을 주도한 B씨와 모집책들이 챙겼을 뿐, A씨는 서명 직후 받은 70만 원 외에 피해자의 보증금을 분배받은 정황이 없었다. 법원은 단순한 명의 대여 행위가 부동산 명의신탁이나 가장매매 등 다양한 목적 하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명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 범행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법적 쟁점: ‘공동정범’ 성립을 위한 기능적 행위지배의 유무

이번 판결의 법리적 핵심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였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타인의 범행을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서로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어야 한다.


법원은 공동정범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범죄 실현 전 과정에서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는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결국 법원은 A씨를 직접 모집한 인물의 진술이 확보되지 않았고, 주범 B씨의 진술만으로는 A씨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4고단1062 판결문 (2025. 6. 1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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