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낙태하고 헤어지면 2억 줄게” 비정한 남자친구, 법정에서 되치기 맞았다
[단독] “낙태하고 헤어지면 2억 줄게” 비정한 남자친구, 법정에서 되치기 맞았다
사실혼 파탄 남녀의 ‘4억 5천만 원’ 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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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낙태하고 헤어져주면 2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여성이 법정에서 털어놓은 이 한마디는, 한때 아이까지 낳고 살았던 남녀의 관계가 얼마나 비정하게 끝났는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남자가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아파트 보증금 4억 5,000만 원을 두고 시작된 재판은, 과거 남자가 ‘위자료 2억’을 약속하며 공증까지 받았던 또 다른 약속의 실체를 드러내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유부남이었던 A씨는 2016년부터 B씨와 사실혼 관계를 맺었고, 이듬해 둘 사이에 딸까지 태어났다. A씨는 B씨가 살 아파트의 보증금 4억 5,000만 원을 내주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둘의 관계는 파탄에 이르렀고 A씨는 “아파트 보증금 4억 5,000만 원은 빌려준 돈”이라며 B씨가 서명한 차용증을 근거로 소송을 냈다.
B씨는 격하게 반박했다. “보증금은 사실혼 관계에서 받은 증여이며, 차용증은 A씨의 강요와 회유에 못 이겨 써준 가짜 문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를 향해 결정적인 반격을 가했다. 바로 2017년 A씨가 직접 공증까지 해주며 약속했던 ‘위자료 2억’짜리 공정증서(공적으로 증명된 문서)였다.
B씨는 “A씨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낙태하고 헤어지면 2억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그 약속 증거가 바로 이 공정증서”라며 “설령 4억 5,000만 원을 갚아야 한다면, A씨가 줘야 할 이 2억부터 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 차용증과 공정증서 모두 인정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인천제3민사부(재판장 기우종)는 양측이 서로를 향해 휘두른 문서를 모두 인정했다.
먼저, 4억 5,000만 원에 대해 재판부는 차용증에 B씨의 서명이 있는 이상 이를 ‘대여금’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문서(차용증 등)의 진정성이 인정되면,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대로 의사표시를 인정한”다며 B씨가 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과거에 약속했던 2억 역시 갚아야 할 ‘채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A씨는 “그 약속은 B씨가 낙태하고 헤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었는데, B씨가 아이를 낳았으니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공정증서 원본에 ‘낙태’나 ‘결별’ 같은 조건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로의 빚을 뺀 ‘상계’…꼬일 대로 꼬인 관계의 끝
결국 법원은 양측의 빚을 서로 상계하라고 판결했다. B씨가 A씨에게 갚아야 할 돈 4억 5,000만 원과 이자에서, A씨가 B씨에게 갚아야 할 돈 2억과 그에 대한 연체 이자를 뺀 금액만 지급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B씨는 A씨에게 약 2억 4,000만 원을 지급하게 됐다. 사랑과 배신, 돈과 약속이 뒤엉킨 이들의 관계는 결국 법정에서 차가운 숫자로 정리됐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인천제3민사부 (인천)2024나11144 판결문 (2025. 6. 2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