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죄 성립요건 제대로 안 보면⋯고소해도 ‘기각’될 수 있습니다
모욕죄 성립요건 제대로 안 보면⋯고소해도 ‘기각’될 수 있습니다
친고죄 특성상 피해자 직접 고소해야만 기소 가능
명예훼손죄와 달리 구체적 사실 없어도 성립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SNS에서 오간 욕설에 홧김에 고소장을 냈다가 망신만 당할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의 특성을 몰랐다간 기회비용만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모욕죄 분쟁은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기분 나쁘다'는 감정만 앞세워 섣불리 대응하기 전, 모욕죄의 성립 요건과 고소 절차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공연성', 여러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만 있어도 인정
모욕죄(형법 제311조)가 성립하려면 먼저 '공연성'이 인정돼야 한다. 불특정하거나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하는데, 꼭 여러 사람 앞에서 직접 욕을 하지 않았더라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판례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을 통해 내용이 퍼져나갈 가능성(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있다고 본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14571 판결).
실제로 법원은 아파트 로비에서 "나이가 몇 살이냐, 노망들었어?"라고 말한 사안(서울동부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2노232 판결)이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의 모욕적 표현에 대해 공연성을 인정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15. 선고 2022노2457 판결).
반면,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가해자의 지인만 있는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한 욕설은 전파가능성이 없다며 공연성을 인정하지 않았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6. 8. 선고 2022고정1030 판결).
'모욕'의 기준, 주관적 감정 아닌 '사회적 평가' 저하 여부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서, 개인의 사회적 평가(외부적 명예)를 떨어뜨릴 만한 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의 감정을 표현할 때 성립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 개인의 주관적인 기분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원은 ▲당사자들의 관계 ▲발언의 배경과 경위 ▲표현의 방식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따져 사회적 평가를 훼손했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한다.
따라서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더라도,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가 아니라면 모욕죄로 보기 어렵다.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결정적 차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모두 개인의 명예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차이는 '구체적인 사실'의 존재 여부다. 명예훼손죄는 "그 사람이 돈을 훔쳤다"와 같이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다. 반면 모욕죄는 이러한 사실 적시 없이, 단순히 '멍청이' 같은 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성립한다.
고소 절차상의 성격도 완전히 다르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처벌을 요구해야만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친고죄'다. 하지만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명확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지 않는 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고소는 6개월 내에, 공범 중 1명만 용서해도 '전부 용서'
친고죄인 모욕죄의 핵심은 '시간'과 '대상'에 있다.
첫째, 고소 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다.
이 기간이 지나면 고소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사라져 가해자를 처벌할 방법이 없어진다. 모욕 피해를 봤다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불가분의 원칙'이 적용된다.
여러 공범 중 한 명에 대해서만 고소를 취하해도 그 효력은 나머지 공범 모두에게 미친다. 즉, 한 명을 용서하면 전부를 용서한 셈이 된다.
온라인에서의 표현이 일상이 된 시대다. 순간의 감정으로 내뱉은 말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피해를 입었을 경우엔 6개월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정확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