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과장해서 말한 것 같아요⋯" 증언했다가, 위증죄로 고소당한 피해자의 고민
"조금 과장해서 말한 것 같아요⋯" 증언했다가, 위증죄로 고소당한 피해자의 고민
기억에 반한다는 것 '인식'하고 말해야 위증의 '고의' 인정

얼마 전 재판이 열려 증인으로 출석했던 A씨. 자신이 입었던 피해를 증언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거짓을 섞인 대답을 했던 것 같다. 과장도 섞인 것 같다. 그 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셔터스톡
경찰서에서 온 연락. '위증'과 '모해위증'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 전화를 끊은 손이 아직까지 덜덜 떨린다.
A씨는 얼마 전 B씨를 형사고소했고, 이 일로 재판이 열려 증인으로 출석했었다. A씨가 입었던 피해를 증언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거짓을 섞인 대답을 했던 것 같다. 과장도 섞였었다.
그 일로 B씨 측 변호인이 고소를 한 것이다. 법정에서 증언한 것 때문에 피해자인 자신이 오히려 처벌받게 되는 게 아닌가 두렵다.
변호사들은 과장을 했다거나 사실에 어긋나는 말을 했다고 해도, 무조건 위증으로 처벌받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럼 어떤 경우를 위증으로 볼 수 있을까.
명 산 법률사무소의 명현호 변호사는 "증인의 증언에는 언제든지 과장이 섞일 수 있다"며 "단순히 과장된 사실이나 본인의 기억이 잘못된 부분을 진술했다 해서 위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스마일 법률사무소의 장휘일 변호사도 "위증죄는 증언 내용이 사실과 다르더라도, 증언 당시 증인이 진실로 믿고 증언한 것이라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의 인도 안병찬 변호사 역시 "다소 과장한 사실만으로 위증이나 모해위증으로 조사받지는 않는다"며 "A씨가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했는지 문제가 된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도 "허위진술은 자기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말하며,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자기의 기억에 반한 진술은 '허위진술'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1989.1.17. 선고 88도580판결).
종합해 보면, A씨가 증언대에서 자신이 '기억하는 것과 다른 말을 했는지'가 위증죄 성립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더불어 '고의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 1986년 판례에서 "증인이 자기의 기억에 반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허위진술을 했을 때, 위증죄에 '고의'가 있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법무법인 세창의 김경민 변호사는 "A씨가 허위 사실을 진술한 것이 단순한 과장이나 기억착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고의에 의한 것으로 보일 여지가 있는지 그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했다면 '고의' 자체가 있었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한경의 박도민 변호사는 "경찰에서 A씨를 부른 것으로 보아 상대방이 고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고소장과 증인신문조서다.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 먼저 상대방이 제출한 고소장의 정확한 내용부터 확인하고, 상대방이 받는 형사재판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A씨가 말을 했는지가 관건"이라며 "경찰서에 변호사 선임하겠다고 하고, 고소장에 대한 열람·복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법원에 증인신문조서(녹취록) 열람·복사를 신청해 받아 보고, 어떤 내용이 문제 되는지 검토해 보라"고 했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 역시 "증인신문조서를 통해 어떤 진술을 잘못했는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잘못된 진술이 있다면 어떠한 이유로 그랬는지를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