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인 줄 몰랐다" 1500만원 소송...오히려 당신이 피해자
"유부남인 줄 몰랐다" 1500만원 소송...오히려 당신이 피해자
'기망'당한 성관계는 책임 없어...불법 녹취록은 역공의 무기

유부남에게 속아 교제했다가 1500만원 상간 소송을 당한 여성이 불법 녹취 증거까지 제출받아 억울함을 호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유부남인 줄 모르고 만남을 가졌다가 1500만원 상간 소송을 당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상대방 아내는 동의 없이 녹음된 성적 대화까지 증거로 냈지만, 정작 자신의 SNS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과시했다.
법조계는 "기망에 의한 피해자로, 책임이 없거나 대폭 감액될 것"이라며 "오히려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역소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속아서 한 관계, 1500만원 소송과 불법 녹취의 족쇄
자신을 미혼이라 소개한 남성과 세 차례 성관계를 가진 A씨. 그는 남성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SNS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후 즉시 관계를 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남성은 “아내의 소송을 취하해주겠다”며 한 달간 연락을 지속했고, 그 과정에서 15분간의 짧은 대면과 선물 교환이 있었다.
결국 남성의 아내는 A씨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상간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더욱이 A씨의 동의 없이 불법으로 녹음된 과거의 성적 대화 녹취록까지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며 압박했다. A씨는 “즉시 단절하지 못한 잘못은 있지만, 이 정도 배상액이 맞는지 억울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법조계 한목소리, "오히려 당신이 피해자, 역소송 검토해야"
A씨의 억울함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는 상간 책임이 없거나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A씨가 ‘피해자’라고 입을 모았다. 상대방이 혼인 사실을 숨기고 접근한 것은 A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인화 최경섭 변호사는 "상대 남성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속이고 성관계를 가진 점에 대해서는 오히려 A씨가 상대 남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라고 단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기혼 사실을 숨기고 접근해 성관계를 맺었다면 이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및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오히려 A씨가 피해자로서 위자료 청구를 검토할 사안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아내의 '정상 혼인' 과시 SNS, 불법 녹취는 '부메랑'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원고인 아내의 모순된 행동과 불법 증거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특히 혼인 생활이 정상 유지되고 있다는 원고의 게시물은 실질적 손해 배상 책임을 낮추는 근거가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A씨의 행위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 않았음을 원고 스스로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제출한 불법 녹취록 역시 오히려 역공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이 A씨의 동의 없이 녹음된 것이라면 이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음성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증거 배제 신청과 동시에 형사 고소 및 반소 제기까지 검토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즉각 단절' 못 한 죗값?…판례로 본 책임의 무게
관건은 혼인 사실을 안 이후의 행동이다. 법조계는 이 부분이 일부 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법률사무소 정겸 한승호 변호사는 "판례는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배우자 있는 사람임을 알면서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남을 지속하는 등 애정 표현을 하는 행위 자체를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로 폭넓게 인정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성관계가 없었더라도 인지 후의 '우유부단한' 행동이 법적 책임을 발생시킬 여지는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1500만원 청구는 과도하며, 기망당한 피해자임을 부각해 청구 기각이나 대폭 감액을 목표로 다퉈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주헌 변호사는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보다, 법적으로 '부정행위의 계속성'이 없었음을 강조하고 상대방의 기망으로 인한 피해자임을 부각하여, 소송 기각 또는 최소한의 기납부액 설정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라고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