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어기고 목 조른 전 남친… 임신부의 ‘커피 반격’ 정당방위일까
접근금지 어기고 목 조른 전 남친… 임신부의 ‘커피 반격’ 정당방위일까
접근금지 어기고 목 조른 전 남친
'살기 위한 반격'은 정당방위일까, 쌍방폭행일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스토킹 범죄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전 남자친구가 집 주차장까지 찾아와 목을 조르자, 임신 중이던 피해 여성이 커피를 뿌리며 맞서 싸운 사건이 발생했다.
"저를 목 조르길래 저도 살고 싶어서 제 손에 있는 커피를 부었고 저도 같이 때렸습니다."
스토킹 피해자 A씨의 절규다.
A씨는 전 남자친구 B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고, 법원은 B씨에게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의 임시 조치)를 명령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알리기 위해 B씨에게 연락했다. 이후 두 달간 다툼이 이어지던 중, B씨는 A씨의 집 주차장으로 찾아와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A씨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자신의 방어 행위가 '쌍방폭행'으로 처벌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가 먼저 연락했는데… 쌍방폭행 될까?
A씨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잠정조치 기간 중 자신이 먼저 연락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사건이 쌍방의 잘못으로 비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하지만 다수 변호사들은 연락의 목적과 경위를 고려하면 A씨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귀하가 연락을 했다는 사실이, 상대방이 잠정조치를 위반하거나 폭행을 해도 좋다는 허락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대방의 행위는 명백히 독립된 추가 범죄"라고 선을 그었다.
김대희 변호사(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 역시 "임신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연락한 것이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이주한 변호사는 "먼저 연락한 부분은 절차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임신 통보 등 불가피한 사유를 명확히 설명하면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조언했다.
목 조르는 전 남친에 커피 뿌린 나, 처벌받나?
사건의 핵심 쟁점은 A씨의 저항을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지다.
형법 제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섭 변호사는 "상대방이 목을 조르는 행위는 생명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살고 싶어서' 저항한 것은 정당방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도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긴급조치였다면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B씨의 목 조르기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A씨의 저항은 '자신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검찰에 증거 내면 불리할까? 변호사들 '오히려 유리'
A씨는 폭행의 증거인 목의 멍 자국을 검찰에 제출해도 될지 망설였다.
자신의 저항 행위까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즉시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거 제출이 A씨에게 불리하기는커녕, 오히려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폭행 증거 제출은 선생님이 피해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스토킹 사건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제일로 배경민 변호사 역시 "가해자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며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목의 상처에 대한 병원 진단서와 사진, 주차장 CCTV 영상 등을 신속히 확보해 B씨의 잠정조치 위반 및 폭행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신 중인 피해자에게 가해진 폭력이라는 점은 B씨의 가중처벌 사유가 될 수 있다. 결국 A씨의 행위는 쌍방폭행이 아닌, 자신과 태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방어 행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법의 저울은 이제 잠정조치까지 어긴 가해자의 추가 범죄를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