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금 ‘공짜’로 받는 법? ‘이것’ 잘못 쓰면 도로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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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피해금 ‘공짜’로 받는 법? ‘이것’ 잘못 쓰면 도로아미타불

2026. 07. 02 17:5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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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론 ‘위자료’ 가능, 현장에선 ‘쓰지 마라’…배상명령의 두 얼굴

사기 피해자가 형사재판에서 보상받는 '배상명령신청'은 입증된 피해액만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게임머니 사기를 당하고 6개월간의 고소 끝에 가해자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배상명령신청’이라는 더 복잡한 관문이 나타났다.


법적으로 가능한 ‘위자료’ 청구를 왜 변호사들은 말리는 걸까?


‘최고의 기회’라는 조언과 ‘각하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엇갈리는 배상명령 제도의 모든 것을 법률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낱낱이 파헤친다.


“분노의 욕설은 금물…오직 ‘입증된 피해액’만 컴퓨터로 명시해야”


사기 피해자가 처음 마주하는 법원 서류 앞에서 가장 먼저 드는 궁금증은 작성 방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컴퓨터 작성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한수연 변호사는 “판사님과 법원 공무원들이 읽기 편하도록 컴퓨터로 깔끔하게 작성해서 인쇄하는 것을 더 권장한다”고 밝혔고, 허재은, 김민지 등 다수 변호사도 수기든 워드든 무방하다고 조언했다.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 내용이다. 신청서에는 반드시 검찰이 통지한 사건번호, 피고인 이름을 정확히 기재하고, 사기로 편취당한 금액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적어야 한다.


허재은 변호사는 “사기 범죄로 인해 내가 피해를 받은 금원, 즉 계좌로 이체한 금액 또는 지급한 금액 그대로를 정확하게 기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좌이체 내역서, 사기꾼과의 대화 캡처 등 증거자료를 첨부하는 것은 기본이다.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할 내용도 있다. 바로 감정적인 표현이다.


한수연 변호사는 “사기꾼에 대한 분노는 이해하지만, '이 천하의 xxx를 처벌해 달라' 같은 감정적 욕설은 서류에 적지 마시고, 피해금액과 사실관계만 기재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최우준 변호사 역시 감정적인 비난이나 과장된 손해 주장은 오히려 심리를 복잡하게 만들어, 배상명령 자체가 각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전엔 ‘위자료 가능’, 변호사들은 ‘독’…딜레마의 정체


피해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지점은 정신적 피해보상, 즉 위자료 청구 가능 여부다.


놀랍게도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현행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은 사기죄와 같은 범죄로 인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뿐만 아니라 ‘위자료’도 배상명령의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실무적 조언은 정반대다. 허재은 변호사는 “해당 금원 외에 위자료나 정신적 피해금 등을 기재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한다.


법으로 가능한데 왜 말리는 걸까? 이유는 배상명령 제도의 특성 때문이다.


배상명령은 ‘피해 금액이 특정’되고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할 때 신속하게 내려진다. 여기에 입증이 까다로운 위자료를 포함하면 법원은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해 신청 전체를 각하할 수 있다.


결국, 위자료를 욕심내다 원금마저 쉽고 빠르게 받을 기회를 날릴 수 있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최고의 기회” vs “각하 가능성 높아”…엇갈리는 전문가 시선


배상명령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다수 변호사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한다.


한수연 변호사는 이를 “공짜로 민사소송 승소 판결문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별도의 소송 비용 없이 형사재판에서 민사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재은 변호사 역시 “배상명령 신청이 인용되면 해당 판결문을 근거로 바로 강제집행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며 사기꾼의 재산을 압류하는 절차로 신속히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오승윤 변호사는 “배상명령신청은 각하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민사소송을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피해 금액이 조금이라도 부정확하거나 피고인이 책임을 다투는 경우, 법원은 배상명령을 내리기보다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라고 결정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결국 배상명령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인 셈이다. 신청이 인용되면 가장 빠르고 저렴한 피해 회복의 길이 열리지만, 각하되면 결국 민사소송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는 자신의 상황과 증거의 명확성을 냉정히 판단해 이 제도를 활용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민사소송이라는 정공법을 택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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