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장 김치 좀 내놓으시구려"⋯아내 현관에 벽보 테러한 남편의 최후
[단독] "김장 김치 좀 내놓으시구려"⋯아내 현관에 벽보 테러한 남편의 최후
별거 중인 아내 집 현관에 13차례 벽보 붙여
법원 "피해자 공포심 컸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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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씨(67)는 법률상 부부지만, 2021년부터 각자 다른 층에서 거주하며 별거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서울 관악구의 한 건물을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는데, 남편 A씨는 옥탑에, 아내 B씨는 아래층에 살았다.
평온해야 할 집은 남편이 아내의 현관문에 벽보를 붙이기 시작하면서 공포의 공간으로 변했다.
"친정에만 베풀지 말고"⋯거부 의사 무시한 채 이어진 벽보 집착
A씨는 2023년 6월경부터 아내의 주거지에 욕설 등을 적은 벽보를 붙이기 시작했다. 피해자 B씨는 2023년 8월경 자녀를 통해 "벽보를 붙이지 말라"는 명시적인 의사를 전달했지만, A씨의 기행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2023년 11월 "어제부터 김장하느라 수고하는데 친정에만 베풀지 말고 아들에게도 한 통 주시구려"라는 내용의 벽보를 붙이는 등, 2024년 7월까지 약 8개월간 총 13차례에 걸쳐 벽보를 현관 앞에 두었다. 법원은 이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물건을 도달하게 한 스토킹 행위로 규정했다.
CCTV 돌리고 종이로 가리고⋯치밀했던 감시 방해
A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2024년 7월, 건물 엘리베이터 안의 CCTV 렌즈를 강제로 돌려버리고 출입구와 주차장의 카메라 렌즈를 종이로 가렸다. CCTV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방해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공동 소유 건물의 효용을 해친 재물손괴로 보았다. 자기 소유가 일부 포함된 물건이라 하더라도 타인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시설물을 마음대로 훼손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라는 취지다.
법원 "피해자와 합의 안 돼⋯죄책 가볍지 않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소진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같은 건물에서 거주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불안감과 공포심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여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짚었다.
다만 A씨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단6323 판결문 (2025. 4. 1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