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따졌다가 스토커 전락…인스타 염탐꾼 응징하려던 20대 남성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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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따졌다가 스토커 전락…인스타 염탐꾼 응징하려던 20대 남성의 최후

2025. 11. 20 16:37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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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 "메시지 내용·횟수 면밀히 따져봐야"

술김에 인스타 DM을 반복 발송한 20대 남성이 스토킹 혐의로 잠정조치를 받고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셔터스톡

술김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훔쳐보는 익명의 이용자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20대 남성이 스토킹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변호사들은 '잠정조치'까지 내려진 심각한 상황이라며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찾아오라" 술김에 보낸 DM, 스토킹의 시작

지난 10월 11일 토요일 밤, 여자친구 커플과 술을 마시던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누군가 계속 염탐하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불쾌한 마음에 상대방에게 "누구신데 염탐하시냐"는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냈다.


아무런 답장이 없자 A씨의 행동은 과감해졌다. 그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거주지를 보내며 "찾아오라"고 도발했다. 그래도 상대가 메시지를 읽지 않자, "내가 직접 찾아가겠다, 주소 불러라"라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수차례 반복해서 보냈다.


A씨는 "솔직히 술김에 감정적으로 다가간 것이 사실"이라며 "피해자가 답장을 해줬더라면 저렇게까지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음 날, A씨는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며칠 뒤, 경찰서로부터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스토킹 행위자로 지목돼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및 연락금지 명령, 즉 잠정조치(수사 단계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의 접근 등을 막는 조치)가 내려졌다는 통보였다.


A씨는 담당 경찰관을 통해 사과와 합의 의사를 전달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완강히 거부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일이 벌어져야 하는 건가 싶어 억울하다"며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억울하다"는 말, 왜 독이 될까

A씨의 사연에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태도를 강조했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억울하다'거나 '술에 취해서 그랬다'는 식의 변명은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춰져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변호사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행위는 인정하되,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불안감과 공포심을 주었을지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 역시 "조사 전 사실관계 메모, 경위서, 반성문, 재범방지 계획(계정 비공개, 음주 자제 등)을 준비해 제출하라"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특히 잠정조치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는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은 물론, 지인을 통한 우회 연락이나 SNS 피드를 열람하는 행위조차 별도의 범죄로 처벌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혐의 vs 기소유예, 현실적 목표는?

변호사들은 '무혐의'를 주장해볼 여지는 있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상대방의 거부 의사가 있어야 성립되는데, 상대방이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면 거부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주장해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잠정조치 명령을 받은 것으로 보여 메시지 내용, 횟수, 시간 간격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법률사무소 빈센트 전경진 변호사는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죄가 없음) 결정을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받아보는 것을 목표로 사건을 준비하는 방법이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A씨가 취할 최선의 전략은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조사에 동행하고, 법리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피하며,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와의 합의를 끈질기게 시도하는 것이다.


조선규 변호사는 "스토킹 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지만,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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