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미달에 흔들린 양심…지방대 교수의 ‘대리시험’ 실형은 면했지만
입시 미달에 흔들린 양심…지방대 교수의 ‘대리시험’ 실형은 면했지만
학과장과 졸업생이 공모해 정시모집 실기고사 대리응시
창원지법 '입시 공정성 훼손' 판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입시 실기고사에서 제자에게 대리시험을 시킨 대학 교수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2024년 7월 25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D대학교 E학과 학과장 A씨에게 벌금 1,500만 원, 대리시험에 응시한 제자 B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사건은 2021학년도 D대학교 E학과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수시모집에서 인원이 미달되면서, 정시모집에서는 수시 미충원 인원 9명을 포함해 총 12명을 선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정시모집 지원자 중 드럼 실력이 부족한 수험생 2명을 합격시키기 위해 제자인 B씨에게 연락했다. 실기고사에서 두 사람을 대신해 시험에 응시해 달라고 부탁했고, B씨는 이를 수락했다.
2021년 1월 20일, D대학교 E학과 합주실에서 열린 실기고사에서 B씨는 해당 수험생들 중 한 사람인 것처럼 드럼을 연주하며 시험을 치렀다. A씨는 이를 모르는 다른 교수들과 함께 실기평가에 참여해 채점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두 수험생은 모두 합격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공모해 ‘위계(속임수나 거짓 수단)’로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314조 제1항(업무방해), 제313조(위계), 제30조(공동정범)가 적용됐다.
양형 과정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참작했다. 불리한 정황으로는 A씨가 범행을 주도했고, 입시의 공정성을 훼손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반면, A씨와 B씨가 금전 등 불법적인 이익을 추구한 것은 아니라는 점, 지방대학의 지속적인 지원자 감소 속에서 학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는 점이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또한 당시 모집 인원이 미달돼 실질적 피해 수험생이 없었다는 점, 두 사람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했으며 전과가 없다는 점도 감경 사유가 됐다. 재판부는 징역형 이상의 처벌이 이들의 지위와 장래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벌금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참고]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4고단450 판결문 (2024. 7. 2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