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몰랐어도 '유죄' 위기... 훔친 오토바이에 번호판 바꿔 단 순간 범죄 확정
절도 몰랐어도 '유죄' 위기... 훔친 오토바이에 번호판 바꿔 단 순간 범죄 확정
아들 발목 잡은 번호판 교체
특수절도 공범 되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친구의 “오토바이 가지러 가자”는 말에 동행했다가 특수절도 공범으로 몰린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훔친 물건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버려진 오토바이에서 번호판을 떼어 부착한 행위가 결정적 증거가 될 위기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절도에 대한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도 “번호판을 떼어 부착한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친구 것인 줄 알았다”… 억울한 특수절도, 혐의 벗을 수 있나
친구 A군을 따라나섰던 아들은 경찰로부터 ‘특수절도’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이 “친구 오토바이를 가지러 가자”고 해 뒤에 탔을 뿐, 훔치는 행위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것이 부모의 주장이다. 형법상 특수절도죄는 2명 이상이 합동해 타인의 재물을 훔쳤을 때 성립한다.
이 때문에 아들의 행위가 절도 범행의 일부로 평가된 것이다.
다수의 변호사는 아들에게 ‘훔친다’는 의도, 즉 ‘절도의 고의’가 없었다면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일권 변호사는 “의뢰인의 아들이 친구의 오토바이인 줄 알았기 때문에 특수절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신영준 변호사 역시 “단순히 ‘친구 것인 줄 알고’ 탑승했다면 절취에 대한 고의나 공모가 부정될 여지가 커 특수절도 공범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 부분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혐의를 벗는 핵심이라는 조언이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재성 변호사는 “처음에는 절도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후 그 오토바이가 훔친 물건일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번호판을 떼어 함께 부착하고 타고 다녔다면,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특수절도의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버려진 번호판 떼어 부착… ‘공기호 부정사용’은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의 발목을 잡은 것은 두 번째 행위다. 아들은 A군의 “아파트 단지 안에 버려진 오토바이 번호판을 떼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둘은 이 번호판을 훔친 오토바이에 부착하고 함께 타고 다녔다. 경찰은 이 행위에 ‘공기호 부정사용’ 혐의를 적용했다.
법조계는 이 혐의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바이 번호판은 국가가 발행한 공적인 표식(공기호)으로, 이를 임의로 떼어 다른 차량에 붙이는 행위 자체가 명백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성현상 변호사는 “번호판을 함께 떼어 부착한 것은 공기호 부정사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으며, 백창협 변호사 역시 “공기호 부정사용은 성립한다”고 못 박았다. 이 행위는 특수절도와 별개의 범죄로 처벌될 수 있어 아들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초범인 아들 vs 상습범인 친구… 처벌 수위는 달라질까?
아들은 이번이 처음 연루된 사건이지만, 친구 A군은 벌써 세 번째다. 이 점이 처벌 수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변호사들은 아들이 초범이라는 점이 양형(형벌의 수위를 정하는 것)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성 변호사는 “자제분께서 이번이 처음이고 A군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처벌 수위를 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 선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아들이 만 19세 미만이라면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소년보호재판을 통해 보호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친구 A군은 상습성이 인정돼 실형 가능성이 크다. 이성준 변호사는 “A군은 동종 범죄로 세 번째 적발된 경우이므로 상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단순한 형법상 절도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수사 과정에서 아들이 친구의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점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처벌 수위를 낮추는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