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폰에 네 몰카가 있어" 데이트폭력 출소 한 달, 또 다른 악몽의 시작
"전남친 폰에 네 몰카가 있어" 데이트폭력 출소 한 달, 또 다른 악몽의 시작
증거 없어도 '목격자 진술'로 고소 가능
과거 전과는 '가중처벌' 요소로 작용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 남자친구의 폰에서 자신의 '몰카'를 봤다는 충격적인 소식. 1년 전 데이트 폭력으로 그를 신고했던 A씨에게 전 남자친구의 '현 여자친구'라는 B씨가 전한 이야기였다. 영상 증거 하나 없는 막막한 상황이지만 A씨는 또다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A씨의 악몽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남자친구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경찰에 신고했고,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받아 얼마 전 출소했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 B씨의 연락을 받고 패닉에 빠진 A씨.
B씨는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했지만, 당황한 나머지 영상을 따로 저장하진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전 남자친구가 순순히 범행을 인정할 리 없다고 판단, 곧바로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하지만 손에 쥔 증거는 B씨의 메시지뿐. 영상도 사진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신고가 가능할지, 신고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포렌식은 어찌해야 할지 막막했다.
"증거 없는데 신고 가능할까?" 목격자 진술이 '스모킹 건'
결론부터 말하면, 직접적인 영상 증거가 없더라도 신고와 수사 개시는 충분히 가능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의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는 영상을 직접 목격한 B씨의 '진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목격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바로 수사의 단서이자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수사기관은 고소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피의자의 휴대폰 등 저장매체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목격자 진술이라는 '인적 증거'를 발판 삼아 휴대폰 속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수순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수백만 원' 포렌식 비용, 피해자는 '0원'
많은 피해자가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포렌식 비용이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 입증을 위해 진행하는 포렌식 비용은 피해자가 부담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포렌식 비용은 개인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이므로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따라서 비용 걱정 없이 경찰에 신속한 압수수색과 증거 분석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고 절차는 간단하다. 가까운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이나 사이버수사팀을 찾아가 고소장을 제출하면 된다.
이때 B씨가 참고인으로 함께 진술해준다면 사건의 신빙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은 유력한 증거가 된다"며 "연락이 온 여자친구라는 분과 같이 고소를 진행하라"고 조언했다.
데이트 폭력 전과, 이번 사건에 영향 줄까?
A씨의 전 남자친구가 과거 데이트 폭력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이번 사건에서 A씨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과거 데이트 폭력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 재범성과 상습성을 판단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피해자에게는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이나 재판부가 피의자의 범죄 성향과 재범 위험성을 더 무겁게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은 하나로 모인다. 증거가 인멸되기 전, 가능한 한 빨리 경찰에 신고해 수사기관이 증거를 확보할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 A씨는 또다시 자신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법적 싸움의 출발선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