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이 통장에 차곡차곡 모아둔 돈, 이혼할 때는 부모가 반반 나눠 가진다?
초등학생 아이 통장에 차곡차곡 모아둔 돈, 이혼할 때는 부모가 반반 나눠 가진다?
양육 위해서 아이 명의 통장에 넣어둔 재산, 부모 이혼 시 재산 분할에 포함해야 할까

이혼을 앞둔 A씨와 그 남편. 두 사람은 아이 명의 통장에 들어있는 재산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A씨는 "아이가 받은 용돈과 국가에서 지급한 아동수당 등을 모아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남편은 "그 돈도 결국 부모가 모은 재산"이라며 재산 분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짧았던 결혼 생활을 뒤로 하고 아내 A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도박에 빠져 재산을 축내기만 하는 남편 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며 어떻게든 가정을 지켜보려 했지만, A씨 혼자의 노력으론 역부족이었다. 결국 남편도 이러한 A씨의 결정을 받아들인 상황.
그런데 이혼 과정에서 남편과 마찰이 생겼다. 그간 A씨가 자녀 명의 통장에 모아둔 재산 때문이다. A씨는 "그간 아이가 받은 용돈과 국가에서 지급한 아동수당 등을 모아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남편은 "그 돈도 결국 부모가 모은 재산"이라며 재산 분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양육을 위해서 모아둔 아이의 돈만큼은 날리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그런 A씨가 변호사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들 "재산 분할은 부부의 공동 재산만⋯단, '명의'만 아이 통장이라면 다를 수 있다"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원칙상 자녀의 재산은 부부의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아이가 받은 용돈이나 세뱃돈, 국가가 지급한 양육수당 등은 부모의 재산이 아니라 아이의 재산"이라며 A씨 남편의 주장을 일축했다.
법무법인 대건의 박정민 변호사는 "남편은 A씨가 이혼 소송에서 분할 대상 재산을 감소시키기 위해 자녀 명의 통장으로 부당하게 재산을 이전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며 "금원의 출처가 애초에 자녀를 위한 비용이었다는 점을 증빙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민 변호사는 계좌이체 시 메모란 등에 '아이 용돈' '양육수당' 등 상세 내역을 기재할 것을 주문했다. 아이 양육을 위한 돈이란 점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출처와 목적을 분명히 정리하라는 취지였다.
다만 변호사들은 아이 등 다른 사람 명의의 통장에 돈을 넣는다고 해서, 모두 재산 분할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송인욱 변호사는 "단순히 누구 명의의 계좌나 부동산이라는 것만으로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A씨가 자신의 계좌에 있던 돈을 자녀 명의의 통장으로 이체만 해둔 거라면 이는 재산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박정민 변호사 역시 "혼인이 파탄 난 시점을 전후해, A씨가 자기 재산을 아이나 가족 등 다른 사람 통장으로 이전하는 것은 재산 은닉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남편이 청구하면,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