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도 아청법 적용 대상인가요? 웹소설 '사립학교 이야기' 삭제로 시작된 논란
텍스트도 아청법 적용 대상인가요? 웹소설 '사립학교 이야기' 삭제로 시작된 논란
웹소설로 옮겨붙은 아청법 논란
독자들이 소설 속 미성년자 성행위 문제 삼자⋯해당 회차 삭제한 리디북스
해당 작가 "웹소설은 아청법 적용받지 않는다" 주장⋯정말인지 변호사와 알아봤다

웹소설 '사립학교 이야기'의 일부 독자들이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소설에서 특정 장면의 묘사 수위가 높아 아청법 위반"이라는 목소리를 내면서 해당 플랫폼이 소설을 삭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리디북스⋅셔터스톡⋅편집=이지현 디자이너
최근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 만화책 스캔본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논란이 분분했다. 주로 영상에 적용되던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의 범위가 만화책으로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음란 만화도 '아청법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온 직후 "가상의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음란물까지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소동 속에서도 이른바 웹소설은 아청법에서 자유롭다는 인식이 공고했다. 아청법은 '야한 글'을 처벌하지 못한다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인식에 균열이 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웹소설 '사립학교 이야기'의 일부 독자들이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소설에서 특정 장면의 묘사 수위가 높아 아청법 위반"이라는 목소리를 내자, 연재 플랫폼인 리디북스가 소설을 삭제하면서다.
이에 작가 A씨는 "소설에서는 미성년 인물들의 성적 행위가 얼마든지 그려질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이는 법적으로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자문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톡뉴스 취재 결과, 해당 논란은 그렇게 일방적으로만 볼 수 없는 사안이었다. 웹소설도 아청법의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변호사 의견이 꽤 있었다.
변호사들은 법원의 기조와 판례, 법률 해석 등에 따라 다양한 판단이 나올 수 있는데, 최근의 흐름은 "아청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한다"는 쪽에 가깝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오페스의 송혜미 변호사는 "최근 법원이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스캔본 등으로 아동성착취물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이런 기조로 가면, (웹소설도) 아청법에 적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웹소설과 관련된 아청법 판례는 없다. 하지만 최근 법원 판결에 비춰봤을 때, 웹소설만 예외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취지다. 만화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소설 속 주인공이나 모두 '가상의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음란물'이라는 점에서 같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법원은 n번방 사건 이후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엄격히 처벌한다는 입장"이라며 "등장인물이 미성년자인 점과 성착취물로 보일 수 있는 수위가 있는지 등을 볼 것 같다"고 했다.

① 표지 이미지 등 미성년자 연상시키는 요소에 따라 달라져
웹소설에 미성년자를 연상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아청법 적용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송혜미 변호사는 "등장인물이 (실존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는 요소가 있고, 소설을 통해 미성년자의 성적 행위를 연상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보수적으로 보자면, 그런 부분을 다 걸고넘어질 수 있다"고 했다.
A씨의 웹소설의 경우 표지에 교복을 입은 여고생 주인공이 그려져 있다. 이런 삽화와 소설 내용 등으로 미성년자의 성적 행위를 상상할 수 있다면, 아청법 처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등장인물이 미성년자라는 점이 확실해도, 콘텐츠의 내용을 '성적 학대 행위'로 볼 수 없다면 아청법이 적용될 가능성은 사라진다.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는 "지난 2015년에 아동·청소년이 성적으로 학대당하거나 착취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예컨대, 단순히 청소년 간의 성교 행위 등을 묘사한 경우라면 아동청소년보호법에 위반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② 법에 규정된 '화상의 형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변호사들은 아청법에 규정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정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아청법에서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형태에 대해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이라고 규정한다. 여기에서 컴퓨터, 화상 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웹소설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포함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기회의 안병진 변호사는 "아청법의 정의상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화상, 영상의 형태로 된 것이라 규정하고 있다"며 "웹소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윈스의 허왕 변호사도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아청법상) 화상과 영상에만 한정돼 있다"며 "(A씨의 웹소설의 경우) 표지에는 교복을 입은 여성만 있을 뿐 성행위등을 연상할만한 영상 또는 화상이 아니므로 아청법 적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윤 변호사는 "웹소설 역시 '컴퓨터를 통한 화상의 형태로 제공'되는 표현물로 보인다"며 "만화 동영상과 마찬가지로 아청법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청법 소관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문제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가 A씨는 리디북스 댓글을 통해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