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0개월→선고유예, 환자 마약 훔친 간호사 '극적 감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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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0개월→선고유예, 환자 마약 훔친 간호사 '극적 감형' 이유

2025. 10. 22 13:43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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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고려" 법원, 재범 위험성 낮다고 판단

'좀비 마약' 오피오이드 범죄에 관대한 처분 배경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북지역 한 병원 주사실에서 마약성 진통제 페티딘을 훔쳐 상습적으로 투약한 간호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마약 투약을 멈추고 자수'한 점 등을 고려해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의료인이 마약류를 절취해 투약한 유사 사건들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환자 몫 '페티딘' 훔친 30대 간호사 A씨의 범행 전말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절도 혐의로 기소된 간호사 A(38)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3년 10월,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환자에게 '수액에 페티딘을 섞어 투약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환자에게는 수액만 투여하고, 마약성 진통제 페티딘 앰풀 9개는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어 훔쳐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페티딘은 과거 '데메롤'로 불렸으며, 최근에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과 함께 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로 분류된다. 오남용 시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높은 마약류다.


"자수와 개전의 정 인정"…재판부의 이례적 선처

항소심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에 대해 "국민 보건을 해하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커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A씨의 범행을 엄중히 지적했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마약류를 취급하는 지위에 있는 간호사의 행위는 "비난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징역형의 선고유예를 유지한 배경에는 A씨의 '자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스스로 범행을 중단하고 자수한 점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이 높지 않고, (피고인이 다니는) 병원에서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는 A씨가 범행 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투약을 멈추고 자수하는 등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고유예, 마약 범죄에선 '극히 드문' 처분인 이유

이 사건에서 선고된 선고유예는 범죄가 경미할 때 법원이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형사처벌 자체를 면해주는 판결이다. 실질적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갖는다.


하지만 마약류 범죄, 특히 의료기관 종사자의 마약류 절취 및 투약 사건에서는 대부분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인 양형 경향이다.


  • 실형 선고 사례: 간호사가 페티딘 349개 앰플을 절취해 투약한 사안에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 집행유예 선고 사례: 페티딘을 8회 투약한 간호사가 자수했음에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거나, 페티딘 5회 절취·투약 간호사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사례 등이 다수 존재한다.


이는 마약류 범죄가 높은 중독성과 재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은 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기대가능성'을 엄격하게 심사한다.


'자수'가 바꾼 운명…양형의 이례적 관대함

A씨가 유사 사건의 일반적인 처분보다 훨씬 관대한 선고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수'와 '범행 규모의 상대적 경미성'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첫째, 자수의 결정적 역할: 형법상 자수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사유인데, 재판부는 A씨가 외부 발각 이전에 스스로 범행을 중단하고 자수한 것을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강력한 증거로 인정했다. 이는 마약 중독의 습벽성에도 불구하고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고 본 것이다.


  • 둘째, 범행 규모의 상대적 경미성: A씨가 절취·투약한 페티딘 앰풀 9개는 수백 개를 절취한 다른 실형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다.


  • 셋째, 사회적 유대 및 반성: A씨가 근무하던 병원에서 선처를 탄원했다는 점 역시 A씨의 개전의 정과 사회 복귀 가능성을 인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의 선고유예 판결은 엄벌주의 기조 속에서도 피고인의 자발적인 자수와 진지한 반성이라는 특별한 사정을 높이 평가하여, 형사처벌 대신 사회 복귀 기회를 부여한 이례적인 관용의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A씨는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아야 최종적으로 면소되어 형사 책임을 완전히 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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