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났는데 집주인은 빈털터리…다른 세입자가 먼저 압류 걸었는데, 내 보증금 1억은?
계약 끝났는데 집주인은 빈털터리…다른 세입자가 먼저 압류 걸었는데, 내 보증금 1억은?
11월 신혼집 이사 앞두고 전셋집은 경매 위기. 변호사들 "이사 나가기 전 '이것'부터 해야"

전세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못 받은 세입자는 자신의 권리 확보를 위해 별도의 보증금 반환 소송과 경매 배당요구 등 신속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올해 초 전세계약이 끝났지만,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집주인은 지급을 미루다가 최근 “다른 세입자가 건 소송으로 재산이 압류돼 돈이 없다”며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집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니 이미 다른 세입자들의 임차권등기가 2건이나 설정된 상태였다. 11월에 신혼집으로 이사해야 하는 A씨는 보증금 1억 원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다른 세입자들이 이미 법적 조치에 나선 상황에서, 뒤늦게라도 A씨가 보증금을 지킬 방법은 없을까?
계약 끝나도 돈 안 주는 집주인…알고 보니 다른 세입자가 먼저 압류
A씨의 전세계약은 올해 1월 31일 종료됐다. 집주인이 사정을 호소해 보증금 반환을 2월 말까지 기다려 주기로 서면 합의까지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계속된 독촉에 집주인은 “다른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 소송을 걸어 신용카드, 대출 등이 모두 정지 및 압류됐다”며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것 같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A씨가 확인한 결과, 실제로 집에는 이미 다른 세입자들이 설정한 임차권 등기가 2건이나 있었다. A씨는 보증금 1억 원 중 8,000만 원이 은행 대출인 상황이라 불안감은 더욱 크다.
변호사들 “이사하려면 ‘임차권등기명령’부터 신청해야”
변호사들은 A씨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꼽았다. 임차권 등기는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 주택에 대한 대항력(집주인이 바뀌어도 계약을 주장할 권리)과 우선변제권(경매 시 후순위 채권자보다 먼저 돈을 받을 권리)을 유지해 주는 제도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지금 가장 시급한 조치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이라며 “11월 이사 전까지 등기가 완료되어야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주거지를 옮기면 기존 권리를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 역시 “이사를 가기 전에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한다”며 “임차권등기가 완료되기 전에 주거지를 옮기면 기존에 갖고 있던 대항력이 상실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세입자가 소송 걸었어도…“내 보증금은 내가 직접 챙겨야”
다른 세입자가 이미 소송과 압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A씨의 보증금 회수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변호사들은 A씨 역시 별도의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이미 다른 임차인이 소송을 진행 중이더라도 A씨는 별도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압류가 들어갔다고 해서 A씨의 권리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도 “다른 사람의 소송과 압류가 곧바로 질문자님의 보증금을 회수해 주지는 않는다”며 “개별적인 권리 보전이 늦어지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통해 집행권원(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법적 권리)을 확보해 둬야 향후 경매 절차에서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다.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배당요구’와 ‘순위’가 관건
만약 집이 실제로 경매에 넘어간다면, A씨는 법원이 정한 ‘배당요구 종기일’ 안에 반드시 배당요구를 신청해야 한다. 이 기한을 놓치면 우선변제권이 있어도 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A씨의 ‘순위’에 달렸다. A씨의 확정일자보다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이나 다른 세입자의 임차권 등기가 있다면 배당 순위가 밀릴 수 있다.
법 무 법 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는 “전입신고일과 확정일자, 그리고 다른 세입자들의 권리 설정일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순위가 늦으면 늦을수록 경매에서 배당받을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증금 1억 원 중 8,000만 원이 은행 대출이므로, 배당 순위가 낮아 전액을 회수하지 못하면 대출금 상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속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