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브넷에서 받은 '영상 2,755개'... "단순 소지도 범죄" 징역형 선고된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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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브넷에서 받은 '영상 2,755개'... "단순 소지도 범죄" 징역형 선고된 전말

2026. 01. 20 12:22 작성2026. 01. 20 16:30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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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PC 속 숨겨진 불법물 2,755개

'크라브넷' 채증 자료에 덜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통해 불법 촬영물을 대량으로 수집해 온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단순히 영상을 다운로드하여 보관했을 뿐이라고 항변할 수 있으나, 법원은 그 숫자가 수천 개에 달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선율로 남성진 변호사는 "과거와 달리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거나 보관하는 행위만으로도 강력한 형사 처벌이 가능해진 만큼, 불법 촬영물의 파급력과 피해의 심각성을 재판부가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선율로 남성진 변호사
법무법인 선율로 남성진 변호사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인 A씨는 2021년 11월 27일경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에서 PC를 이용해 불상의 성인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는 그곳에서 성명불상 피해자의 성관계 영상이 담긴 이른바 'D' 파일을 내려받았다.


이러한 행위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이때부터 2023년 8월 25일까지 약 1년 9개월 동안 성명불상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거나 반포된 성관계 및 신체 노출 영상 총 2,755개를 자신의 PC에 저장했다. 수사 당국은 '크라브넷' 채증 자료와 피고인의 저장매체 분석 결과를 통해 A씨가 2024년 4월 27일까지 해당 영상들을 소지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소지"... 법원이 판단한 유죄의 핵심 근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2024고단1690)은 A씨의 행위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피고인이 해당 촬영물들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제작·유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피고인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거나 반포되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이를 소지했다고 보았다. 이는 피고인이 불상의 성인 사이트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영상을 수집한 정황과 압수된 영상들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특히 이번 사건의 증거 요지에는 피고인의 법정 진술뿐만 아니라 압수조서, 압수목록, 그리고 '크라브넷'에서 확보된 채증 자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디지털 흔적을 통해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방대한 양의 불법 촬영물을 관리해 온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시청과 소지도 2차 가해" 경종

재판부는 피고인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되,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하며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를 병행했다. 남성진 변호사는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으나 2,750여 개의 불법물 규모를 고려할 때 이는 결코 가벼운 처벌이 아니다"라며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명령이 병과된 것은 피고인의 왜곡된 성 인식을 교정하고 재범을 철저히 차단하려는 재판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판결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에 근거하여, 불법 촬영물을 직접 촬영하거나 유포하지 않더라도 이를 소지,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하는 행위 자체가 엄연한 범죄임을 재확인했다. 2,755개라는 압도적인 숫자의 불법물을 소지한 행위는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주는 2차 가해로 간주될 수 있다는 취지다.


법조계는 "과거에는 소지 행위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처벌이 내려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소지자에게도 실형 수준의 엄중한 책임을 묻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2024고단1690)은 익명의 사이트 뒤에 숨어 불법 촬영물을 소비하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고단1690 판결문 (2025. 1. 1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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