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인출하면 50만 원 줄게"…보이스피싱 수익 68억 세탁한 부부 어떻게 됐을까?
"1억 인출하면 50만 원 줄게"…보이스피싱 수익 68억 세탁한 부부 어떻게 됐을까?
고향 친구 제안에 범행 가담
수수료 미끼로 부부 동반 자금세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세탁책으로 활동하며 68억 원이 넘는 범죄 수익을 현금화해 전달한 부부에게 1심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피고인 A씨는 2024년 9월경 고향 친구이자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인 C씨 등으로부터 "계좌로 입금되는 금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을 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들은 "1억 원당 30만 원 내지 50만 원의 수고비를 지급하겠다"며 A씨를 꾀었다.
제안을 수락한 A씨는 아내인 B씨에게도 이 내용을 설명했고, B씨 역시 범행에 가담하기로 하면서 부부가 나란히 자금세탁책 역할을 맡게 됐다.
허위 거래로 위장해 은행망 속여…캐리어에 현금 담아 KTX역서 전달
이들 부부는 자신들 명의의 은행 계좌를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겼다.
이후 2024년 9월 30일경 가짜 주식투자 앱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이 송금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사기 피해금들이 A씨의 계좌로 입금됐다.
조직은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송금 시 적요란에 '물품구입대금'이라고 적어 정상적인 거래인 것처럼 꾸몄다.
부부는 2024년 10월 1일 전남 영광군의 은행들을 방문해, 인부 대금이나 곡물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입금받은 돈을 찾는 것처럼 은행 직원을 속여 현금을 인출했다.
인출한 현금은 비닐로 포장해 캐리어에 담았고, 남편 A씨가 이를 들고 서울 수서역으로 이동해 조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부부는 2024년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총 17명의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약 4억 8500만 원의 사기 범행을 도왔다.
또한 총 606회에 걸쳐 약 68억 4500만 원에 달하는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현금으로 출금하거나 재이체하는 방식으로 세탁해 조직에 넘겼다.
재판부 "필수적 역할 수행해 죄책 무거워"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조직적 범죄로 사회적 폐해가 커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고인들이 맡은 자금세탁 역할은 전체 범죄의 완성을 위해 필수적이므로 가담 정도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피해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전체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 남편 A씨는 2016년 사기죄 벌금형 외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아내 B씨는 남편의 지시나 권유로 가담해 범행 인식이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했다.
결과적으로 1심 재판부는 남편 A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아내 B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아울러 두 사람에게 각각 1020만 원의 추징금도 선고했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5고단136 판결문 (2025. 5. 22.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