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다 치렀는데…" 아파트 들어가려면 돈 더 내라며 현관문 용접한 시행사
"잔금 다 치렀는데…" 아파트 들어가려면 돈 더 내라며 현관문 용접한 시행사
법원 판결 무시하며 전기 끊고, 쇠막대 협박까지
변호사들 "형사 처벌 가능 행위만 7개, 이미 돈 냈다면 돌려받아야"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시행사가 입주자에게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현관문 용접과 전기 차단 등을 해 논란이 일었다. /YTN 캡처
서울 서대문구의 한 신축 아파트가 시가전(市街戰)을 방불케 하는 분쟁에 휩싸였다. 해당 아파트 시행사가 입주민들이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현관문을 용접해버리거나, 철골을 설치해 가로막고 있기 때문. 이밖에 도어락을 부수고 전기를 끊는 등 다양한 '훼방'이 이어지고 있었다.
시행사가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는 단 하나. "추가 공사비 1760만원을 내지 않으면 입주할 수 없다"는 거였다.
사실 이 사건 입주민들은 시행사가 요구하는 추가금을 낼 의무가 없다. 애초에 아파트 건축주와 시행사가 책임져야 할 채무를 일반 입주민들에게 떠민 것이기 때문. 심지어 법원조차 "추가금을 낼 필요가 없다"며 입주민 측 손을 들어줬는데도 그랬다.
입주민들은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민사라서 개입하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인 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명재)는 "보통 건축물과 관련해선 각종 민사 분쟁이 복잡하게 얽힌 경우가 많아, 별도 고소가 없으면 수사기관에서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행사가 입주민들에게 추가 공사비로 1760만원을 요구하며 협박과 각종 위력을 행사한 걸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 특수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 자문

우리 형법은 단체로 위력을 행사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공갈죄를 저지른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제350조의2). 미수에 그치더라도 처벌되는 건 마찬가지다.
서초동의 A 변호사도 하 변호사 의견에 뜻을 같이했다. 그러면서 "2명 이상이 공동으로 공갈죄를 저지른 경우, 폭력행위처벌법에 따라 형법이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아파트 분쟁 사건을 다수 맡아온 이지영 변호사(법무법인 고원 수원분사무소)는 "건축주와 시행사, 일반 분양 입주민 간의 채무·권리 관계가 복잡해 경찰도 선뜻 나서지 못한 걸로 보인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현재로서 가장 명확한 혐의는 권리행사방해죄로 보인다"며 "관할 구청에서 입주민들이 아파트를 사용할 수 있게 임시 승인을 했는데도 시행사가 이를 막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행위다(형법 제323조).
또 다른 B 변호사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전형적인 사례로 보인다"면서 "강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형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행위다(제324조 제1항). 특수강요죄가 적용된다면 처벌 수위는 한층 올라간다. 이때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에 처한다(제324조 제2항).
이 밖에도 변호사들은 "입주민이 사용을 승인받은 전용 공간에 함부로 들어가거나, 현관문 등을 훼손한 행위에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봤다. 주거침입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법 제319조),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이다(제366조).
처음 경찰은 '민사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장 문제가 되는 형사 처벌 조항만 7개가 넘었다.
또한,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공사비를 낸 세대가 있다면 시행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봤다.
이지영 변호사는 "입주민들이 법원으로부터 추가 공사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면, 시행사 측에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하나 변호사도 "시행사 압박으로 낸 추가 공사금에 대해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그 밖에 아파트에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과 정신적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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