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에도 "따뜻하다, 만져보라"며 고객 손 당겨 성추행…스쿠버다이빙 강사 벌금 200만원
거절에도 "따뜻하다, 만져보라"며 고객 손 당겨 성추행…스쿠버다이빙 강사 벌금 200만원
'외딴섬' 특수 상황 감안해 2년 뒤 고소 신빙성 인정
법원 "거절에도 강행한 추행"

제주지방법원 /연합뉴스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마친 뒤 추위를 느끼는 고객에게 자신의 슈트 안쪽을 강제로 만지게 한 업체 대표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거절 의사 밝혔음에도 억지로 손 끌어당겨
제주 서귀포시에서 스쿠버다이빙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20년 2월 자신의 업체를 찾아온 고객 B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스쿠버다이빙을 마친 B씨가 추워하는 모습을 보자, A씨는 자신이 입고 있던 다이빙 슈트의 가슴 부분을 벌리며 "이 부분이 따뜻하다. 만져보라"고 말했다.
B씨가 "괜찮다"며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갑자기 B씨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슈트 안쪽 가슴 부위를 만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늦은 고소" 피고인 주장 일축한 법원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특히 B씨가 사건 직후 즉각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약 2년이 지난 시점에 고소한 점을 거론하며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진술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장소가 외딴 섬이었고, A씨의 인솔하에 다이빙이 진행 중이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즉각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불쾌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B씨의 입장이 이해할 만하다고 보았다.
또한 B씨가 다이빙 직후 동행한 B씨의 지인에게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았으나, 지인이 남은 여행을 위해 좋게 넘어가자고 달래어 당시 정식 문제 제기를 미뤘던 정황도 인정됐다.
이후 다이빙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B씨가 경험담을 올렸다가 A씨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이에 대응하여 이 사건 고소에 이르게 된 전후 사정을 볼 때 고소 시점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강제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요건은 고의만으로 충분하며,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B씨가 거절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당일 처음 만난 A씨가 손목을 잡아 이끈 행위는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1심 벌금 200만 원 선고
사건을 심리한 제주지방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으며, 벌금 미납 시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은 불리한 양형 요소이나, 추행의 정도가 가볍고 과거 다른 유형의 범죄로 한 차례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는 전과가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