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따라가고 2개월 뒤 6분 촬영… 대법 "스토킹 아니다"
10분 따라가고 2개월 뒤 6분 촬영… 대법 "스토킹 아니다"
단순한 단발성 행위에 불과
'지속적 또는 반복적' 요건 엄격히 판단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상대방의 차량을 10분간 따라가고, 약 두 달 뒤 다시 상대방의 모습을 6분간 촬영한 행위만으로는 스토킹 범죄의 핵심 조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스토킹 범죄가 성립하려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는 행동이 일정 시간 계속되거나 밀접하게 이어져 되풀이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스토킹처벌법 위반, 모욕, 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앞선 재판 결과는 뒤집혔고, 사건은 다시 재판하라며 창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내졌다.
10분 추격과 2개월 뒤 6분 촬영⋯사건의 재구성
첫 번째 행동: 재판 기록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4년 3월 31일 오후, 차를 운전하던 중 우연히 피해자의 차량을 발견하고 약 3km 거리를 10분간 따라갔다.
두 번째 행동: 그 뒤 약 두 달이 지난 6월 11일에는 지인의 차 조수석에 타고 가다 다시 피해자를 발견하자, 불법 유턴까지 하며 접근해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모습을 약 6분간 촬영했다.
앞선 재판(2심)은 이러한 A씨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주었다고 판단해 스토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 "어쩌다 한두 번 한 행동⋯계속 반복됐다고 보기 어려워"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스토킹법에 따라 처벌하려면 그 행동이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었다는 점이 확실히 증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지속적'이라는 것은 한 번의 행동이라도 꽤 긴 시간 동안 계속되어 불안감을 주는 경우를 뜻하고, '반복적'이라는 것은 두 번 이상의 행동이 시간이나 장소 면에서 아주 가깝게 붙어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어진 행동처럼 보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대법원은 "A씨가 처음에는 약 10분, 나중에는 약 6분간 행동했을 뿐이라 이것만으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계속된 행동'이라 보기 어렵다"며 지속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두 행동 사이에 2개월이 넘는 간격이 있고, 그 사이에 다른 스토킹 행동이 있었다는 증거도 없다"며 "단순히 우연히 마주쳐서 발생한 일회성 행동이 두 번 있었을 뿐이라 반복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스토킹 혐의 무죄 취지에 다른 범죄 판결도 함께 취소
대법원은 A씨의 스토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앞선 재판이 법 적용을 잘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를 도와 차를 운전하며 스토킹을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B씨의 유죄 부분도 함께 취소됐다.
비록 A씨가 저지른 모욕이나 공동상해 혐의는 유죄가 맞다고 보았으나, 스토킹 혐의와 다른 범죄들이 하나의 재판에서 한꺼번에 형량이 정해졌기 때문에 결국 기존 판결 전부를 취소하고 처음부터 다시 재판하도록 했다.
[참고] 대법원 2026도2108 판결문 (2026. 4. 16.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