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 감량 성공하자 '실패' 통보…500만원은 어디로?
20kg 감량 성공하자 '실패' 통보…500만원은 어디로?
계약서에 없던 '4개월 유지' 조건 내민 업체, 사기죄 성립될까

20kg 감량에 성공한 A씨는 업체가 계약서에 없던 '유지' 조건을 내세우며 보증금 환불을 거부하자 법적 대응에 나섰다. / AI 생성 이미지
500만 원 보증금을 걸고 10주 만에 20kg 감량에 성공했지만, 업체는 돌연 계약서에 없던 '유지' 조건을 내세우며 환불을 거부했다. 심지어 성공을 축하하던 직원의 태도는 돌변해 '감량 실패자'라는 통보까지 날아왔다.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처음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생각이 없었던 '계획된 사기'가 아니냐는 법적 쟁점이 뜨겁다.
"축하합니다" 한마디 뒤 돌변…감량 성공이 '실패'로 둔갑한 사연
다이어트 모델에 지원한 A씨는 500만 원의 보증금을 내고 '10주 내 20kg 감량'을 목표로 한 계약을 맺었다. 피나는 노력 끝에 A씨는 약속된 기간 안에 목표를 달성했고, 업체 직원으로부터 축하까지 받았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보증금 반환을 문의하자 업체는 "4개월간 체중을 유지한 뒤 사진을 찍어야 돈을 돌려줄 수 있다"며 계약서에 없던 새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A씨가 "들은 적 없는 내용"이라며 항의하자, 업체는 태도를 바꿔 A씨를 '감량 실패자'로 통보하고 보증금 반환을 최종 거부했다. A씨는 "저에게 500만 원은 정말 큰돈이지만,악덕 업체의 민낯을 까발리고 싶어서 '그 돈은 없는 돈이다'는 각오로 시작합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계약서에 없는 '유지 조항', 법적 효력 있나?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계약의 핵심은 '10주 내 20kg 감량'이었고, A씨는 이 조건을 완수했다. 업체가 사후에 추가한 '4개월 유지' 조건은 계약 당사자 간 합의가 없었으므로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계약서에 없는 유지 조건은 계약 내용이 아니므로, 목표 달성 시 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발생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사로 보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직원이 성공을 축하한 사실 역시 업체가 A씨의 계약 이행을 인정한 유력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단순 분쟁' vs '계획된 사기'…변호사들 "이것에 달렸다"
A씨가 가장 원하는 '사기죄' 처벌은 입증이 훨씬 까다롭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업체가 계약 당시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 없이 A씨를 속여 돈을 가로채려 했다는 '기망의 고의'가 증명돼야 한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특히 목표 달성 사실을 업체 측이 인정한 시점에서 갑자기 실패로 처리한 행위는, 처음부터 돈을 돌려줄 의사가 없었음을 방증하는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라며 사기죄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다른 피해자의 존재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실무상 이런 사건은 피해자 1인만 있을 때는 민사로 정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반복적 패턴이나 동일 피해 사례가 확인되면 형사 분위기가 달라집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기죄 성립 여부는 계약서, 광고 문구, 상담 녹취 등 객관적 증거와 함께 '다른 피해자'의 존재 여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