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거야' 문자,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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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할 거야' 문자, 독인가 약인가

2026. 05. 22 12:2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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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 소송 휘말린 여성의 운명 가를 증거, 변호사들 갑론을박

이혼남으로 알고 만난 남성으로 인해 상간 소송을 당한 여성이 '이혼할 것'이라는 문자를 증거로 제출할지 고민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이혼남인 줄 알고 만난 남성에게서 '이혼할 거야'라는 문자를 받았다.


뒤늦게 유부남임을 알고 관계를 정리하려던 여성에게 이 문자는 상간 소송에서 결백을 증명할 유일한 희망일까, 아니면 기혼 사실을 알았다는 자백의 증거가 될까.


증거 제출 여부를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한 통의 문자가 재판의 향방을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딸이 있다니…" 배신감과 함께 끝낸 관계, 날아온 소송


A씨는 오픈 채팅에서 만난 남성이 처음에는 '아내와 관계가 파탄 났다'고 했고, 나중에는 '이혼했다'고 믿어 몇 차례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관계를 정리할 무렵, 남성은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바로 '딸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배신감에 A씨는 관계를 정리하려 했고, 그 직후 남성은 "이혼할 거야"라는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얼마 뒤 "무슨 일이야? 나 문자 가능해?"라고 물었고, 남성이 "그냥 짜증난다"고 답하자, A씨는 "네가 그 정도로 말할 정도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 거 아니냐, 무슨 사건 있었던 거냐?"라고 되물은 뒤 만남을 끝으로 관계를 완전히 정리했다.


하지만 결국 상간 소송에 휘말리게 된 A씨.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문자 대화가 자신의 무고함을 밝혀줄지, 아니면 덫이 될지 법조계의 문을 두드렸다.


"제출은 패소 지름길" vs "최고의 방어 카드"…엇갈린 전문가 진단


A씨의 사연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제출을 만류하는 측은 해당 문자가 '기혼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자백의 증거가 될 위험성을 경고했다.


장휘일 변호사는 "해당 문자 메시지를 법원에 제출하는 것은 오히려 고의성을 입증하는 꼴이 되어 패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제출하지 않는 전략이 안전합니다"라고 단호하게 조언했다.


강유진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이혼할거야' 라는 말에 대하여 '무슨 일이야?' 라고 물었던 내역은 유부남인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됩니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들은 문자가 A씨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문자를 적극적인 방어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김범석 변호사는 "질문에서 언급하신 ‘무슨 일이야? 나 문자 가능해?’, ‘네가 그 정도로 말할 정도면 엄청 스트레스 받는 거 아니냐, 무슨 사건 있었던 거냐?’ 등의 문자는 ① 본인이 상대방의 가정사·기혼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과 ② 사실관계를 인지한 직후 관계 단절을 시도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 자료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임승빈 변호사도 "해당 문자는 상대방이 '이혼할 거야'라고 말한 정황, 질문자가 가정사에 대해 단순히 염려하는 취지로 반응한 맥락이 담겨 있어, 기혼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을 오히려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문자의 제출 방식과 설명을 통해 A씨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본다.


단독 제출은 금물…'전체 맥락'으로 승부 걸어야


결국 전문가들은 섣부른 증거 제출보다 전체적인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간 소송의 핵심은 '고의·과실'의 입증 책임이 소송을 건 원고에게 있다는 점이다.


김수경 변호사는 "의뢰인분이 입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입증이 안되면 원고의 주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라며, 불리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증거를 굳이 먼저 제출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당 문자를 증거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면, 반드시 전체 맥락 속에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선규 변호사는 "만약 이 문자를 제출한다면, 단독 제출보다는 전체 대화 맥락과 함께 제출하고, 귀하가 상대방을 이혼남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 기혼 사실을 인지한 후 즉시 관계를 정리하였다는 점을 함께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라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A씨의 운명은 문자 한 통의 유불리를 넘어, '기망당한 만남의 시작'부터 '사실 인지 후 관계 단절'까지의 전 과정을 법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구성하고 설득하는 능력에 달리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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