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폭로 뒤 극단 선택…유족, 외도 상대에 손해배상 청구했으나 '패소'
외도 폭로 뒤 극단 선택…유족, 외도 상대에 손해배상 청구했으나 '패소'
불륜 사내 공개 후 비극
법원 "사망과의 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동료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 사내 단체 대화방에 외도 사실이 폭로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남성의 유족이 상대 동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피고의 행동이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사망과의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내 단체방에 폭로된 부적절한 관계
A씨와 B씨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각자 연인이 있음에도 교제했다. B씨는 2023년 2월 18일 기존 연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A씨와 결별한 A씨의 전 연인이 A씨의 휴대전화를 몰래 확인한 뒤,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캡처해 회사 단체 대화방들에 전송하면서 사내에 두 사람의 관계가 폭로됐다.
사건 무마 요청과 극단적 선택
외도 사실이 폭로된 직후 A씨는 B씨에게 "죽고 싶을 정도로 미안하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신혼여행 중이던 B씨는 사건이 커지거나 가족들에게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A씨가 전 연인을 고소하는 것을 만류하며 조용히 넘어가기를 원했다.
폭로 사흘 뒤인 2월 22일, A씨는 결국 자신의 차량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A씨의 모친은 B씨를 상대로 약 3,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A씨의 모친은 B씨가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A씨를 만났으며, 폭로 이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며 책임을 추궁해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 "도의적 비난 대상일 뿐 불법행위 성립 안 돼"
1심 재판부인 수원지방법원은 A씨 모친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되었을 수는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B씨가 A씨와 교제하고 사건 전후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행위가 인간적·도의적 책임을 넘어 민사상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의 위법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보낸 자살 암시 메시지는 전 연인으로 인해 불거진 상황에 대한 죄책감을 표현한 취지인 점을 고려할 때, B씨가 A씨의 극단적 선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B씨가 A씨를 속이고 교제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의 모친은 불복해 항소하며 모친 본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인 수원지방법원 역시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타인과 결혼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성적 만남을 유지한 것이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지언정 망인의 모친에 대한 법률상 불법행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