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터지고 이틀 방치…4살 아들 자폐 진단에 엄마의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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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 터지고 이틀 방치…4살 아들 자폐 진단에 엄마의 피눈물

2026. 03. 30 09:27 작성2026. 03. 30 11:0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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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시효 3년 끝났다?" 장애 확진일이 마지막 희망 될까

양수 파열 후 병원에서 이틀 간 방치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패혈증을 앓고, 4년 뒤 중증 자폐 진단을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2018년, 양수가 터져 병원을 찾은 산모는 이틀간 방치된 끝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 패혈증으로 태어난 아이는 4년 뒤 중증 자폐와 ADHD 진단을 받았다.


병원의 책임을 묻고 싶지만 '3년'의 소멸시효가 발목을 잡는 상황. 법조계는 장애를 최종 진단받은 날을 기준으로 시효를 다시 따져볼 수 있으며, 민사소송과 함께 형사고소까지 병행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조언한다.


양수 터지고 48시간…아이는 패혈증으로 태어났다


2018년 12월 28일 새벽, 첫아이를 임신 중이던 A씨는 양수가 터진 것을 직감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양막 파열이 맞다는 확인을 받고도 병원은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 없이 내진만 반복했다.


결국 30일 오전, A씨의 요청으로 제왕절개 수술이 이뤄졌지만, 태어난 아기는 패혈증 진단을 받고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2주간 사투를 벌여야 했다.


A씨는 “패혈증 진단이 나올정도로 양막파열을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됨이 소송의 여건이 될지 궁금하여 글을 남깁니다”라며 “거기에 따른 치료비만 수천만원에 달하는상황입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명백한 과실” vs “입증 어려운 연결고리”


법률 전문가들은 병원의 초기 대응에 명백한 과실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태 변호사는 “양막파열이 확인되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한 점, 이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하여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했던 점은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배인순 변호사 역시 “양막 파열로부터 48시간이 넘어 수술을 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병원 방문 시간이 차트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점은 의료법 위반 소지까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관문은 병원의 과실과 아이의 자폐·ADHD 사이의 ‘인과관계’를 법정에서 증명하는 것이다.


윤관열 변호사는 “패혈증과 자녀의 중증 자폐 및 ADHD 등의 발달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라며, 의학 전문가의 소견과 연구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 역시 유사 사건에서 신생아에게 발생한 문제의 원인이 복합적일 수 있다며 병원의 책임을 제한한 판례가 있어, 인과관계 입증은 소송의 승패를 가를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 끝난 3년?”…장애 진단 시점이 마지막 기회


A씨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문제는 ‘소멸시효’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해야 한다.


출산 시점(2018년)을 기준으로 하면 이미 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 김연수 변호사가 “소멸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논거가 있을지에 대한 법적인 검토가 절실한 상황입니다”라고 우려하는 이유다.


희망은 있다. 김민경 변호사는 의료사고의 특수성을 고려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대법원이 '손해의 발생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를 소멸시효의 시작점으로 본다는 점을 강조하며, A씨의 경우 “아이의 자폐증과 ADHD 진단을 받은 시점, 즉 만 4세 때를 손해를 구체적으로 인식한 시점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패혈증이라는 1차 손해를 넘어, 자폐라는 중대한 장애를 인지한 시점부터 새롭게 3년을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사소송에 형사고소까지…전문가 조력 ‘절실’


법조계는 A씨가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김준성 변호사는 “과실이 비교적 명확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형사고소도 동시에 진행할 필요성이 높다고 파단됩니다”라며 민사소송을 넘어 형사 책임까지 물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는 “의료소송은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필요한 전문 소송으로 일반 변호사가 진행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라며, 반드시 의료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진료기록 감정 등 복잡한 소송 절차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가 병원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소멸시효의 벽을 넘고, 험난한 인과관계 입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 총력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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