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낙태 강요, '수술비 줬잖아 된장녀야' 폭언… 법의 심판은?
3번의 낙태 강요, '수술비 줬잖아 된장녀야' 폭언… 법의 심판은?
년간의 교제, 반복된 임신과 중절 강요에 만신창이가 된 여성의 호소… 법조계 '명백한 불법행위, 위자료 청구 가능'

남자친구의 폭언·협박으로 세 번의 낙태를 강요당한 A씨는 어떤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을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수술비 줬잖아, 된장녀야" 3번 낙태 강요한 남친… 법조계 "명백한 범죄"
2년간의 교제, 세 번의 임신, 그리고 세 번의 강요된 낙태. 한 여성이 연인의 반복된 폭언과 협박에 못 이겨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참담한 사연이 알려졌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소망은 "책임 못 진다"는 말과 함께 짓밟혔고, 수술 후 몸보신을 부탁하자 "된장녀"라는 비난이 돌아왔다. 법조계는 이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로 보고 있다.
"수술대 오를 때마다 수치심… 책임지겠다던 약속은 폭언으로"
A씨의 비극은 약 2년간의 교제 기간 동안 압축적으로 벌어졌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세 번의 임신과 낙태, 다섯 번의 사후피임약 복용이 이어졌다. 첫 임신은 실수라 여겼지만, 두 번째부터 그녀는 아이를 낳고 싶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술에 취하면 "중절 수술하러 가자"며 욕설을 퍼부었고, 다음 날이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하기 일쑤였다.
"책임질 수 없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A씨는 확신을 잃고 수술을 결심했다. 그녀는 "수술대에 오를 때마다 수치심이 들고 내가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수술 후 기력이 없어 몸보신용 약을 지어달라고 부탁하자, 남자친구는 "된장녀"라고 비난하며 "수술비 대주면 된 거 아니냐"고 소리쳤다. 약속했던 책임감은 온데간데없고 폭언과 폭행, 무관심만이 남았다. 결국 A씨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낙태 강요는 '강요죄', 정신적 학대는 '위자료'… 겹겹이 쌓인 법적 책임
법률 전문가들은 남자친구의 행위가 명백한 불법행위(법률에 위반되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에 해당하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21년 낙태죄가 폐지됐지만, 이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취지이지 타인이 낙태를 강요할 권리를 인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남일의 최미리 변호사는 "상대방이 폭언, 폭행, 심리적 압박을 통해 낙태를 유도했다면 강요에 의한 낙태 및 정신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법상 강요죄나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으며, 반복적인 정서적 학대는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정받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임신과 낙태 과정에서 남성도 책임이 있으며, 이를 회피하거나 여성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자친구의 행위가 A씨의 인격권과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카톡·통화기록'이 핵심 증거… 정신과 진단서도 법적 무기"
법적 대응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변호사들은 A씨가 보관하고 있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통화 기록이 소송의 향방을 가를 핵심 증거가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남자친구의 폭언과 낙태 강요 정황이 담긴 기록은 그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반복된 낙태 수술 기록과 사후피임약 처방전 등 의료 기록도 필수적이다. 특히 현재 A씨가 겪고 있는 우울감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정신과 진단 및 치료 기록은 법적 절차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된다. 이는 피해 사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고, 위자료(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금) 액수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씨가 먼저 내용증명을 보내 남자친구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여성의 삶을 파괴한 무책임한 연인에게 법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