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계산대서 몇 개 계산 안 했는데 자수하면 봐주나요?…변호사들 답은
셀프계산대서 몇 개 계산 안 했는데 자수하면 봐주나요?…변호사들 답은
기다리면 '독', 자수하면 '약'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지 않고 챙긴 물건 몇 개가 떠올라 밤잠을 설쳤다. A씨의 머릿속은 '들켰을까' 하는 공포와 '어떻게 해야 하나'는 막막함으로 뒤엉켰다.
지난해 추석, 그리고 올해 신정 연휴에 걸친 두 번의 범행. 최근 마트에서 자신을 유심히 보는 듯한 직원과 눈이 마주친 순간, A씨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
'언젠가 연락 오겠지' 기다리는 동안 벌어지는 일
A씨처럼 '마트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생각하는 것은 최악의 수다. 변호사들은 침묵의 시간이 결코 A씨의 편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는 "마트가 CCTV로 범죄 사실을 확인했다면 이미 경찰에 신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YK 동탄분사무소 김경태 변호사 역시 "마트 측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추가 증거수집이 이뤄져 불리해질 수 있다"며 침묵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용기 내고 광명 찾자
결국 A씨 앞에 놓인 선택지는 불안 속의 기다림과 용기 있는 고백, 둘뿐이다. 변호사들은 압도적으로 후자를 추천했다. 범인이 스스로 수사기관에 범죄 사실을 신고하고 처분을 구하는 '자수'는 법원이 형을 줄여주거나 면제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다.
이희범 변호사(라미 법률사무소)는 "평생 불안에 떠는 것보다 하루 용기를 내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하면, 의외로 낮은 처벌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과 기록 없는 '기소유예' 가능할까
최선의 시나리오는 전과 기록조차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이다.
이재성 변호사(법률사무소 장우)는 "피해를 모두 회복하고 자수까지 한다면, 동종 전과가 없는 이상 검사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 범죄에서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양형 요소는 바로 '피해 회복 의지'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A씨가 먼저 마트 측에 연락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훔친 물건 값 이상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