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 큐레이션> 살얼음판 동북아 정세…“청와대가 중심 잘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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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설 큐레이션> 살얼음판 동북아 정세…“청와대가 중심 잘 잡아야”

2019. 07. 25 10: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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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23일 독도 인근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이 사진은 일본 항공자위대가 촬영한 것으로 일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에 해당)가 제공했다.(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24일 “독도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우리 국방부에 보내왔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영공 침범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우리 전투기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했다’고 오히려 책임을 우리 쪽에 돌리는 억지 주장까지 폈습니다. 이는 전날 주한 러시아대사관의 차석 무관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했다”고 우리 국방부 관계자에게 유감 표명한 것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 정부가 침범 이유를 묻자 “그런 표현(침범)은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며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며 국제법에 따라 각국은 비행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24일 “중·러는 동북아 지역에서 연합 공중 전략 순항을 했다”며 “중·러 공군기는 국제법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 다른 나라 영역으로 진입하지 않았다”고 강변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보면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는 23일 오전 수 시간 동안 동해상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영공을 제집 드나들 듯 날아다녔습니다. 우리 군은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총 360여 발의 경고 사격을 한 끝에 이 군용기를 몰아냈습니다. 타국의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무단 침입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입니다.



◇한겨례 “러시아의 ‘적반하장’, 청와대의 ‘안이한 대응’”


한겨례는 러시아 정부의 태도에 대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있을 수 없다. 러시아는 지금이라도 영공 침범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옳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이번 상황을 둘러싸고 혼선을 자초한 것도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신문은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3일 오전에 러시아 차석 무관이 말한 것만 전해 듣고 ‘러시아가 유감을 표명했다’고 덜컥 발표했다가, 러시아 정부가 독도 영공 침범을 부인하는 공문을 보내자 오후 늦게 이를 정정하는 발표를 다시 해야 했다”며 “이 엄중한 시기에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청와대가 직접 나섰다가 오히려 신뢰를 갉아먹은 셈이 됐다”고 말합니다.


한겨레는 “한국과 러시아는 25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장급 실무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군 당국은 이 협의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에 침입했을 당시 레이더 좌표와 전투기 조종사들의 음성 기록 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 영공 침범을 확인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길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신문은 “그렇지 않아도 동북아 정세는 중-미 대결이 본격화하는 와중에 한-일 간 파열음이 커지고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도 여전히 유동적인, 흡사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정확하게 대응해서 국민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 이번처럼 상대방 의도를 잘못 파악해서 혼선을 키우고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일이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조선일보 “중·러의 주권 침해엔 왜 한마디 말을 못하나”


조선일보는 “독도 상공에서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공군기 30여 대가 뒤얽혔다. 3시간 동안이나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며 “우리 영토에서 열강들끼리 세력 다툼을 벌이다 청일, 러일 전쟁이 터졌던 구한말 때와 등장하는 국가까지 똑같다”고 말합니다. 또 “미국이 ‘중·러의 영공 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지지한다’면서도 어느 나라 영공인지 밝히지 않은 것도 우리로선 개운치가 않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우리 주권이 군사·외교적으로 위협받은 사태를 청와대와 여당은 먼 산 바라보듯 한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선 ‘일본 경제침략대책특위’까지 구성하더니 중·러가 진짜 영공을 침략해 오자 ‘기기 오작동이라더라’며 대신 변명해주기 바쁘다. 중·러에 한국은 밀면 하염없이 밀리는 나라로 비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설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의 운전대를 잡고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치하는 낡은 냉전 구도를 무너뜨리겠다고 했다. 지지자들을 뿌듯하게 만든 이 말의 성찬이 주변 국가들엔 한·미·일 체제 이탈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중·러로 하여금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라는 급소를 치고 들어오게 한 것이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일보 “한반도 주변 정세 요동… 동북아 역학 구도 변화 직시하라”


한국일보는 “최근 한반도 주변 정세는 악화일로”라며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배제 수순을 밟고 있다. 중러 양국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을 방문한 당일 동해 인근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며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차례 넘나들었고,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영공까지 침범했다. 이 와중에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까지 보였다”고 열거했습니다.


신문은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이게 된 직접적 이유는 일본의 도발”이라며 “아베 정권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불만 제기를 넘어 국제 분업 질서에 반하는 일방적 수출 규제를 자행했고, 이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우리 정부의 전략물자 관리 소홀을 거론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기반을 훼손했다. 중러의 이번 안보 도발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미일 안보협력의 틈새를 벌리겠다는 의도가 읽힌다”고 말합니다.


한국일보는 “정부는 현 상황이 주변국들과 연쇄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일 갈등이 확전 중인 마당에 한중·한러 관계까지 악화하고 남북관계마저 순탄치 않을 경우 한반도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아울러 영토 문제까지 건드린 일본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중러 양국과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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