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 보장" 유혹에 빠진 청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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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 보장" 유혹에 빠진 청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전락했다

2025. 10. 24 10:3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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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리딩방 자금인 줄 알면서도 범행

은행원 신고로 자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계좌만 빌려주면 500만원에 이체금액 1%를 더 주겠다.” 달콤한 제안은 한 청년의 인생을 뒤흔드는 덫이었다. 고액 알바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사기 조직 현금 인출책으로 전락한 그는, 결국 은행원의 신고로 경찰에 자수하며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모든 것은 ‘차비 지원’이라는 말에서 시작됐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이들은 청년을 모텔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들은 설명은 충격적이었다. “주식 리딩방 자금인데, 당신이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오면 그 금액의 1%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어 “원칙적으로 휴대폰은 압수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청년은 자신이 불법적인 일에 발을 들였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여러 명에게 둘러싸인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다음 날, 청년은 조직원들의 감시 아래 은행을 돌며 세 차례에 걸쳐 현금을 인출해 전달했다. 그렇게 1,800만 원이 사기 조직의 손에 들어갔다. 피해자는 총 세 명이었다. 청년의 손에 쥐어진 돈은 단 한 푼도 없었다.


네 번째 은행 창구 앞. 청년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떨리는 손으로 순번 대기표를 쥔 그의 불안한 모습을 수상히 여긴 한 은행원이 조용히 경찰에 신고했다.


잠시 후 경찰이 다가왔을 때, 그는 도망치거나 변명하는 대신 오히려 안도했다.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며 사실상 자수한 것이다. 그의 계좌에는 아직 인출되지 않은 5,000만 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 돈 덕분에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알면서도 했다 vs 스스로 털어놨다…엇갈린 법적 평가

변호사들은 청년의 행위가 타인의 사기 범행을 도운 ‘사기방조죄’(형법 제32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쟁점은 ‘고의성’이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휴대폰을 압수한다’는 말을 듣고 불법임을 인지했음에도 범행을 계속한 점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범죄임을 알면서도 가담했기에 죄책이 가볍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에게는 결정적인 반전 카드가 있다. 바로 ‘자수’다. 한 변호사는 “도주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즉시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형법상 자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수는 법관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는 중요한 양형 사유”라고 설명했다.


감옥이냐, 마지막 기회냐…형량 가를 ‘5천만원’

최근 법원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인출책에 대해 “범죄 수익 세탁의 핵심 역할”이라며 엄하게 처벌하는 추세다.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청년의 경우 집행유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조가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율)는 “초범이고 가담 정도가 경미하며, 피해자와의 합의 시도 등이 준비된다면 집행유예 선에서 마무리된 사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의 계좌에 남아있는 5,000만 원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남아있는 5,000만 원을 활용해 피해 변제를 진행하는 것이 형량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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