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현직 판사…일반 형법이 아닌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 게 의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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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현직 판사…일반 형법이 아닌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 게 의아한 이유

2021. 08. 12 19:38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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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된 현직판사 A씨

피해자가 아동이거나 가해자가 흉기를 들었거나, 2인 이상이 범행을 저질렀을 때 적용되는데

알려지지 않은 정황이 더 있는 걸까, 아니면 경찰 말대로 일반적인 경우일까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을 마시다, 함께 있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있는 현직 판사 A씨. 그에게 일반 형법이 아닌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게티이미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결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선 지금. 현직 판사가 방역 수칙을 어기고 지인들과 아파트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적발됐다. 함께 있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까지 받고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판사 A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조금 의아했다. 보통 성추행 사건의 경우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적용된다. 그런데 판사 A씨에게 적용된 것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성폭력처벌법). 특별법인 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죄가 적용됐다는 점은 이 사건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성폭력처벌법상 강제추행죄는 가해자가 흉기를 지녔거나, 2명 이상이 합동으로 강제추행죄를 저지른 경우 등 죄질이 더 나쁠 때 적용되는 혐의이기 때문이다. 혹시 알려지지 않은 정황이 있었던 걸까. 로톡뉴스는 수사를 맡고 있는 서초경찰서와 변호사들에게 한번 문의해 봤다.


과거 사례 살펴봤더니⋯가해자가 흉기 들었거나, 주거 침입한 경우 등에 적용

실제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최근 경찰이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한 건 가해자가 칼 등 흉기를 들고 추행을 했거나, 피해자의 주거를 침입해 범행하는 등 일반적인 강제추행 사건보다 더 심각한 경우였다. 지난 7월 서울지방철도 특별사법경찰대와 지난 3월 부천 소사경찰서가 각각 이러한 행위에 대해 형법이 아닌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했다.


판례를 살펴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판사 A씨의 경우처럼 같이 알고 지내던 피해자를 주거지에서 강제추행한 경우엔 일반 형법상 강제추행죄로 처벌이 이뤄졌다. 지난 5월 수원지법 안산지원, 지난 6월 부산지법 서부지원 등이 위와 같이 판결했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2명 이상이 합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경우 등이 아니라면 성폭력처벌법이 보통 적용되진 않는다."

-법무법인 태율 조연빈 변호사-


"아직 입건 단계이므로 죄명은 수사기관에서 검토한 뒤에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신고 당시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는데도 이를 적용했다면 이상하긴 하다."

-법무법인 세창 추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태율'의 조연빈 변호사,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태율'의 조연빈 변호사,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로톡DB


서울 서초경찰서 "사실상 거의 모든 상황에 성폭력처벌법 적용된다"

이러한 취재를 바탕으로 A판사의 수사를 맡고있는 서울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직접 문의해 봤다.


'어째서 일반 형법이 아닌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사실상 거의 모든 상황에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아동이나 장애인인 경우 등을 처벌하려고 만든 법이긴 하지만, 요즘은 대상 범위를 일반인으로까지 확대해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수사를 맡고있는 서울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에게 사건에 대해 질문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에게 사건에 대해 질문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혹시 가해자가 흉기를 휘둘렀거나, 합동으로 범행을 저질러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 것은 아니냐'고 다시 물었지만, 이 관계자는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해당 관계자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경찰은 대부분의 성폭력 사건에 우선적으로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만 앞서 살펴본 최근 사례와 법원 판례, 변호사들의 분석에 따를 때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수사 과정에서 혐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정황이 없는데도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된 건 의아하다. 알려지지 않은 정황이 있는 걸까, 아니면 정말 경찰이 말한 대로 일반적인 수사 방법인 걸까.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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