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받을 땐 "동업한 적 없다", 민사 소송에선 "동업 위한 투자금" 진술 뒤집은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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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받을 땐 "동업한 적 없다", 민사 소송에선 "동업 위한 투자금" 진술 뒤집은 사기꾼

2021. 01. 01 19:1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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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에선 '대여금', 민사에선 '투자금'이라며 책임 피한다면? '역공' 가능하다

동업 제안을 받고 투자금을 보냈지만, 돈만 챙긴 지인. 이에 A씨는 지인 B씨를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빌린 돈"이라며 시치미를 잡아뗐다. 이에 민사소송으로 "그럼 빌려 간 돈을 내놔라" 하니 이번엔 "투자금"이라고 말하는 B씨. 이렇게 상황에 맞게 말을 뒤집는 사기꾼, 어떻게 처벌하면 좋을까. /셔터스톡

"사업 아이템이 진짜 좋아. 느낌이 딱 왔어!"


자신감 넘치는 지인의 말에 A씨도 확신이 섰다. 동업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투자금도 보냈다. 하지만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지인은 돈만 챙기고 정작 사업은 추진하지 않았다.

A씨는 그를 '동업 사기'로 형사 고소했다. 하지만 지인은 동업한 게 아니라고 잡아뗐다. 돈을 빌린 것이고, 이미 일부는 현금으로 갚았다고 주장했다. 돈부터 건넨 탓에 A씨 수중엔 동업을 증명할 계약서도 없었다. 검사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A씨는 민사 소송을 했다. 지인이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으니, 그 돈을 갚으라는 대여금 반환 소송이었다. 하지만 지인 B씨는 말을 바꿨다. 이번엔 동업을 위해 투자금을 받은 것이지, 돈을 빌린 게 아니라며 책임을 피한 것.

상황에 따라 동전 뒤집듯 말을 바꾸는 B씨. 정말 이대로 법망을 피해가는 걸까?

민사소송에서 나온 주장을 '재고소 증거'로 삼을 수 있다

변호사들은 지인이 형사와 민사를 오가며 던진 정반대의 주장에 주목했다. 그리고 해당 주장을 증거자료로 삼아 다시 고소하라고 주문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상대방이 민사소송에서는 수사받을 때와는 다르게 '동업'을 주장해 대여금 지급 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이를 역이용하면 형사사건으로 재고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상대방이 민사소송에서 '투자였다'라고 주장하기 위해 제출한 자료가 도리어 A씨가 재고소할 수 있는 증거가 될 것 같다"고 봤다.


법무법인 동률의 강동호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강 변호사는 "A씨가 부족한 증거들을 보충해 재고소한다면 기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상대방이 민사소송에서 동업으로 주장한 사실을 증거자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상대방의 번복 진술과 준비서면을 증거자료로 모아 다시금 형사고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다만, 바로 사기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제 발로 말 바꾼 상대방. 이 사실만으로도 사기죄가 바로 성립할까? 변호사들은 사기죄 여부는 별개로 밝혀야 하는 부분이라며 신중히 접근할 것을 권했다.


권오영 법률사무소의 권오영 변호사는 "A씨가 지인에게 준 돈이 대여금이 아닌 투자금으로 인정된다고 해서 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대방이 A씨에게 돈을 받으려 거짓말을 하고, 여기에 속아 투자금을 지인에게 주었다는 것을 명확히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석 법률사무소의 김유석 변호사도 "전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안병찬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주장한 '동업 약정'만으로 모두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건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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