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접은 BJ에 '6천만원 폭탄'…계약서엔 없는 셈법
방송 접은 BJ에 '6천만원 폭탄'…계약서엔 없는 셈법
소속사의 '미래 수익' 청구, 법조계 "전액 인정 가능성 희박"

방송을 중단한 BJ에게 소속사가 계약서상 근거 없이 미래 예상 수익까지 포함한 6천만 원의 위약금을 청구했다./ AI 생성 이미지
방송 활동을 중도에 그만둔 BJ에게 소속사가 남은 계약 기간의 예상 수익과 투자비를 합쳐 6천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청구했다.
계약서에 구체적인 산정 기준조차 없는 이 요구에 법조계는 '과도한 청구'라며 '전액 인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채무를 인정하거나 돈을 보내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근거 없는 6천만 원"…BJ 목죄는 소속사의 '상상 속 계산서'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던 한 BJ는 최근 소속사로부터 날아온 청구서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방송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그는 “방송 BJ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다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회사에서 남은 계약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약 6천만 원의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소속사가 내민 계산서는 '남은 개월 수 × 월평균 수익'에 장비비, 이미지 제작비, 디렉터 인건비 등 '투자비' 명목의 비용까지 더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 모든 요구의 법적 근거는 희박했다. BJ는 “계약서에는 손해배상 조항은 있지만 이렇게 계산하라는 구체적인 기준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법조계 "미래 수익까지 배상? 전액 인정 가능성 희박"
법률 전문가들은 소속사의 일방적인 계산법이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은 실제로 발생한 손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데,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불확실한 수익까지 모두 책임지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한진수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은 실제로 발생한 '실손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장래의 기대 수익은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이를 전액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설령 위약금 약정이 유효하더라도, 법원이 그 금액을 대폭 깎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할 경우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윤석 변호사는 "감액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단언하며, "특히 단순 매출액이 아닌 의뢰인을 위해 지출된 실제 비용(투자비)을 제외한 일실수익 부분은 대폭 조정될 여지가 큽니다."라고 내다봤다. 장비비나 인건비 같은 투자비 역시 회사의 통상적인 영업 비용으로 간주될 수 있어, 배상 범위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섣불리 돈 주거나 합의 말라"…전문가들이 말하는 '골든타임' 대응법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섣부른 책임 인정'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섣불리 돈을 보내거나 책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은 소송에서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어 치명적이다.
법무법인 휘명의 김민경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압박에 응하여 금액을 인정하는 답변을 하거나, 일부라도 송금하거나, 합의서에 서명하는 행위를 절대 피하는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고용준 변호사 역시 “감정적 대응, 문자·카톡으로 책임을 인정하는 표현, '못 채워서 미안하다'는 식의 발언은 향후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회사의 요구에 즉각 응할 필요 없이, 법적 근거를 명확히 요구하며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최정욱 변호사는 "상담자님께서는 방어를 하는 입장으로 회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라고 진단하며, 내용증명을 통해 회사의 주장이 부당함을 알리고 소송을 제기해도 패소할 것이라는 점을 사전 경고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법리적으로 차분히 대응하면 위약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