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비 72만원 먹튀 후 잠적한 대학생, 사기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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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비 72만원 먹튀 후 잠적한 대학생, 사기죄일까?

2025. 12. 18 09: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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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과외 중 폭언, 환불 요구에 연락 두절... 법조계 '형사 고소 어렵지만 민사로 해결 가능'

과외비를 선납받고 폭언 후 환불을 거부하며 잠적한 과외 교사의 경우, '처음부터 속일 의도' 입증이 어려워 사기죄 고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과외비를 선납했지만 폭언과 함께 환불을 거부당한 채 연락이 끊겼다. 학부모는 '사기'라며 분통을 터뜨리지만, 법조계는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72만원을 돌려받을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딸을 위해 학부모 A씨는 대학생 B씨에게 거액의 과외비를 선납했다. 영어와 수학 과외비로 지불한 돈은 300만원.


하지만 기대와 달리 B씨의 폭언이 이어졌고, 딸은 울면서 과외를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했다. A씨가 과외 중단을 통보하고 남은 6회차 수업료 72만원의 환불을 요구하자 B씨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다 끝내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딸의 눈물과 떼인 돈 72만원. A씨는 B씨를 사기죄로 처벌해달라며 경찰서를 찾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예상과 달랐다. 법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던 것이다.


사기죄의 높은 벽: '처음부터 속일 생각' 증명해야


사기죄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처음부터 돈만 받고 수업은 제대로 하지 않을 생각, 즉 '작정하고 속이려는 의도(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B씨가 단 몇 번이라도 정상적으로 과외를 진행했다면, 법원은 "처음부터 사기 칠 생각은 아니었네"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사기라는 '범죄'가 아닌, 돈을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문제로 넘어간다.


법률사무소 더올의 장성수 변호사는 "사기란 기망, 속임수로 재물을 편취하는 경우 성립한다"며 "위 사안의 경우 단순 환불을 거부하는 문제로 사기 고소는 다소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환불을 피하며 연락을 두절한 행위 자체를 새로운 '기망행위(속임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과외비를 받고 일부 수업만 진행한 후, 환불을 계속 미루면서 연락을 끊고 사실상 잠적한 상태라면 이는 기망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고소를 통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 심리적 압박을 느낀 B씨가 합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한편, 일부 변호사는 '사기죄'라는 카드에만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사기죄가 안 되면 다른 형사적 카드를 꺼내 들면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인율의 김상훈 변호사는 "대학생의 폭언 내용에 따라 협박,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며 "자녀가 만 18세 미만인 경우 정서적 학대로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도 가능하다"고 다른 형사적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사기죄 고소보다 훨씬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


형사고소 막혔다면? '민사소송'이라는 확실한 카드


그렇다면 A씨가 72만원을 돌려받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민사 절차'를 권했다.


첫 단계는 '내용증명' 발송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변호사 조력을 통해 법리적 검토가 완료된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상대방에게 발송하여 신속한 환불을 요구하는 한편, 요구에 불응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까지 가면 B씨가 A씨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 소송 전 해결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내용증명에도 B씨가 묵묵부답이라면 다음은 '소액사건심판'이다. 청구 금액이 3000만원 이하인 경우, 일반 소송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진행되는 재판이다. 법원에서 지급 명령이나 승소 판결을 받으면 B씨의 재산에 '강제집행(압류 등)'을 통해 떼인 돈을 돌려받을 법적 권리가 생긴다.


결국 A씨가 B씨를 '사기꾼'으로 만들어 형사 처벌을 받게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포기할 필요는 없다. 법은 B씨를 '빚진 사람'으로 규정하고, A씨가 떼인 돈을 받아낼 길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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