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유출해 업체와의 계약 방해한 사람, 어떤 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고소장 유출해 업체와의 계약 방해한 사람, 어떤 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기업의 중요한 계약을 방해한 고소인
1년 전 일을 고소할 수 있을까? 어떤 혐의로 고소할 수 있을까?

거래를 앞둔 업체에 고소장을 흘려 계약을 방해한 사람. 1년 전 일이지만 지금도 고소가 가능할지 궁금하다. 무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 /셔터스톡
작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A씨는 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 서로 계약서까지 주고받은 상황. 도장만 찍으면 끝나는 일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코앞에서 계약이 어그러졌다.
A씨와 악연이 깊은 B씨가 훼방을 놓았기 때문이다. B씨는 A씨를 '사기죄'로 고소한 상황이었는데, 이 사실을 계약을 앞둔 거래 업체에 흘렸다. B씨는 소장까지 업체에 보여주며 거래를 방해했다.
거래 무산으로 큰 타격을 받은 A씨는 B씨를 고소하고 싶다. B씨가 유출한 고소장 사본에는 A씨의 혐의와 함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모두 담겨 있었다.
다만, 1년 전 일이라 지금도 고소가 가능할지 궁금하다. 또한 B씨에게 무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알고싶다.
변호사들은 A씨가 상대방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명산 법률사무소의 명현호 변호사는 "B씨가 고소장을 계약 성사 직전에 있던 A씨의 거래업체에 무단으로 제공한 것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신광의 임선준 변호사도 위와 같은 의견을 보이며 "1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고소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변호사도 있었다. 법무법인 선린 이학민 변호사는 "B씨가 여러 거래처에 고소 사실을 알렸는지, 그 거래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질 가능성이 있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이 변호사는 말했다. 만일 B씨가 업체 한 곳에만 고소장 사본을 보냈고, 그 업체가 고소장을 다른 곳으로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다.
변호사들은 B씨에게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여지도 있다고 말한다. 이학민 변호사는 "거래를 앞뒀던 업체에 고소장 이외에 A씨에 대한 다른 얘기나 정보를 전달한 게 있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있던 고소장을 업체에 보낸 것.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을까.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는 "A씨가 고소장 때문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누출된 것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내용만으로 놓고 볼 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