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비 내주던 전남친의 배신 '사랑'이라 믿었던 돈, '빚'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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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비 내주던 전남친의 배신 '사랑'이라 믿었던 돈, '빚'으로 돌아오다

2025. 09. 11 14:0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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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놔" 전 애인의 소송, '차용증' 없어도 갚아야 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랑의 증표였던 병원비 영수증이 '빚 독촉장'이 되어 돌아왔다. 암 투병 중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던 전 남자친구가 헤어지자마자 "그때 내준 돈 전부 갚아내라"며 소송을 건 것이다.


한 여성의 절박한 사연을 통해 연인 간의 금전 거래가 법의 심판대에 올랐을 때,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채무'로 기록되는지 법률 전문가 6인에게 물었다.


"내 카드로 긁어줄게" 사랑의 증표가 채무 증거로

A씨는 전 남자친구 B씨와 교제하던 중 임신했다. 두 사람은 중절 수술을 결정했고, 이후 A씨는 자궁경부암 진단까지 받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A씨 곁에서 B씨는 자신의 카드로 수술비와 병원비를 선뜻 결제했다.


당시 A씨에게 B씨의 행동은 연인으로서 당연한 위로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관계가 끝난 후, A씨에게 날아온 것은 법원의 소장이었다. B씨는 “당시 지불한 병원비는 빌려준 돈”이라며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장에는 카드 결제 내역과 함께 ‘A씨가 돈을 빌려 갔다’는 취지의 지인 진술서, 그리고 최근 A씨에게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 메신저 대화 내용이 증거로 첨부돼 있었다.


차용증 없는데 "돈 갚아" 빌려줬다는 증명, 소송 건 사람이 해야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B씨가 지불한 병원비의 법적 성격이다. 우리 법은 연인 관계에서 오간 돈이라고 해서 무조건 ‘증여(대가 없이 주는 것)’로 단정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쟁점은 ‘증여였다는 주장’”이라고 짧게 요약했다. 즉, A씨가 ‘빌린 돈이 아니라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의미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대여금으로 인정받으려면 '나중에 갚기로 했다'는 약속을 소송을 건 B씨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카드로 결제해줬다는 사실만으로는 돈을 빌려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핵심은 '빌려준다', '언제까지 갚아라'와 같은 명확한 의사 합치가 담긴 차용증, 문자, 녹음 파일 등의 객관적 증거 유무다.


뒤늦은 "돈 갚아라" 문자, 오히려 독 될 수도

그렇다면 B씨가 제출한 ‘돈 갚으라’는 최근 문자 메시지는 어떻게 작용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증거가 오히려 A씨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최근에야 처음으로 반환 요구를 한 것이라면, 그전까지는 빌려준 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비를 지불할 당시에는 갚는다는 약속이 없었다가, 관계가 틀어진 후에야 일방적으로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 역시 “나중에 보낸 문자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점을 답변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씨 측 지인들의 진술서에 대해서도 ‘당시 실제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추측성 진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신빙성을 다툴 수 있다.


소장 받고 '30일 침묵'하면 100% 패소 '무대응'은 금물

법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소송 대응’ 그 자체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소송을 당한 이상 대응하지 않으면 민사분쟁의 법리상 원고의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져 원고가 전부 승소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소장을 받고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재판 없이 패소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사소송법상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A씨는 이 기간 안에 ‘돈을 빌린 사실이 없고, 갚기로 약속한 적도 없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당시 연인 관계였던 상황, 임신과 수술에 이르게 된 경위, B씨가 자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한 정황 등을 상세히 담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무법인 한별의 이주한 변호사는 “답변서 제출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패소를 예방할 수 있다”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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