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지 말랬는데 계속 찍었다”…불법촬영男, 무죄 뒤집혀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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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지 말랬는데 계속 찍었다”…불법촬영男, 무죄 뒤집혀 실형

2025. 10. 23 14:29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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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꺼" 거부에도 반복 촬영

법원 "합의 아니다" 실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고등법원 제4-3형사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 촬영·반포등)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피고인 A는 2020년 2월경부터 2022년 2월경까지 내연 관계에 있던 피해자 B와 성관계하는 모습을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총 7회에 걸쳐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더 나아가 피고인은 촬영물을 이용해 사설탐정 행세를 하며 피해자 B의 남편에게 접근, 이 영상을 보여주고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여 이혼을 강요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특히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촬영 행위 중 일부에 대해 피해자의 "빨리 꺼", "그만 찍어", "찍지 마"라는 명확한 거부 의사가 확인된다는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유죄 범위를 확대했다.


성관계 중 '찍지 마'는 거부인가, 용인인가: 법정 공방의 핵심 쟁점

피고인 A 측은 피해자와 합의하에 촬영한 영상이라고 주장했으며, 1심 재판부 역시 일부 촬영 행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미소를 짓거나 피고인의 물음에 대답하는 등 거부 의사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상 '의사에 반한 촬영' 여부를 판단할 때, 촬영물에 나타난 피해자의 태도, 발언의 내용과 뉘앙스,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촬영 행위별로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촬영 중단을 요구하고 카메라를 가리는 등의 행위를 보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무시하고 촬영을 지속한 사실에 주목했다.


  • 극도의 거부에도 강행: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1, 1-2 영상에서 피해자는 구강성교를 하는 도중 "안한다, 빨리 치워", "빨리 끄라고" 등을 5차례 이상 반복하며 손으로 카메라를 가렸다.


  • 물리적 제지까지: 순번 8-1 영상에서는 피해자가 팔을 뻗어 카메라를 거부하고 베개로 가리려 하자, 피고인이 "가만히 있어", "똑바로 누워"라고 말하며 피해자의 손을 잡거나 베개를 쳐서 촬영을 강행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피해자의 명확한 언행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촬영사실을 인지하고도 즉시 구강성교를 중단하지 아니하였다거나 더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 촬영을 용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단정했다.


특히 성관계와 같이 극도로 내밀한 사생활이 담긴 영상에 대해 묵시적 동의를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으로 가중된 책임: 피해자 가정 파탄에 영향

이번 사건은 단순히 불법 촬영에 그치지 않고, 그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막대한 정신적 피해와 가정 파탄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무겁다고 평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삭제했다고 피해자가 믿었던 영상을 소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영상을 이용해 피해자의 남편에게 접근하여 유포할 것처럼 협박, 피해자 부부가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촬영한 영상은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관계 영상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인적 동일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범행 수법과 내용의 불량함을 강조했다.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를 탓하는 태도를 보인 점 또한 불리한 양형 조건으로 작용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내렸다. 또한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및 전자정보 일체를 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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