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툭 치며 "야 임마" 혼낸 교사…학생 "신고하겠다, 2학기 출근 마세요"
어깨 툭 치며 "야 임마" 혼낸 교사…학생 "신고하겠다, 2학기 출근 마세요"
신고 안 하는 조건으로 "출근 말라"는 학생
변호사들 “수용은 금물, 오히려 덫”

학생을 훈계하던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 협박과 출근 중단 요구를 받으면서 교권침해 논란이 제기됐다. /셔터스톡
“선생님이 제 이름을 안 불러줘서 지각했어요.”
잦은 지각을 엉뚱한 이유로 둘러댄 학생. 훈계 차원에서 가볍게 툭툭 치며 “야 임마”라고 하자, 학생은 돌연 아동학대 신고를 무기로 “2학기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충격적인 요구를 내걸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요구를 수용하는 순간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라며 “오히려 학생의 요구가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름 외워달라던 학생의 돌변,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
교사 A씨에게는 유독 살갑게 굴던 학생이 있었다. 자신이 가르치는 반도 아니었지만, 학생은 매일같이 찾아와 명찰을 들이밀며 이름을 외워달라고 졸랐다.
그런데 그 학생이 잦은 무단 지각으로 선도위원회에 회부됐다. 선도위가 끝난 날 저녁, A씨는 복도에서 학생을 마주쳤다.
“왜 이렇게 지각을 많이 했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선생님이 제 이름을 안 불러줘서 그래요”라는 엉뚱한 투정이었다.
A씨는 학생을 인성부실로 데려가 훈계했다. 권투 흉내를 내며 어깨를 툭툭 치고 “야 임마”라고 다그친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학생은 갑자기 “이러지 마세요. 저한테 다가오지 마세요”라며 A씨를 밀어내고는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소리쳤다.
더 나아가, 신고하지 않을 조건으로 “2학기 때 출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막힌 요구까지 했다. 학부모는 원만한 해결을 원했지만, 학생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스스로 혐의 인정하는 꼴”…변호사들의 만장일치 경고
A씨의 고민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절대 학생의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학생의 요구를 들어주는 순간, 스스로 '아동학대 교사’라는 낙인을 찍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 변호사는 “만약 학생의 억지스러운 요구대로 휴직을 진행하시거나 사직을 하신다면 이는 사실상 선생님 스스로 아동학대 혐의를 전면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심지어 학생의 요구가 되려 형법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는 “신고하겠다는 말은 그 자체로 항상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다만 그것이 상대방을 겁먹게 할 해악 고지로 기능하면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수단이 되는지 여부는 구체 사정에 따라 강요·협박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투 흉내와 "야 임마"…법의 심판대에 선다면?
그렇다면 A씨의 훈계 행위는 법적으로 아동학대일까? 이 부분에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지만, ‘다툼의 여지가 크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권투 흉내를 내며 학생을 툭툭 친 행위와 야 임마 또는 비슷한 표현은 장난이나 훈계 의도였더라도 학생 입장에서는 신체적·정서적 침해로 주장될 수 있다”며 문제 제기 가능성을 짚었다.
반면, 훈계 목적과 전후 사정을 잘 소명하면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친근감의 표시나 훈계 목적이었더라도, 신체 접촉과 다소 거친 언사는 상황에 따라 학대로 오해받을 여지가 조금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 학생이 먼저 다가왔던 우호적인 정황과 선도 목적의 맥락을 객관적 증거(동료 교사의 진술 등)로 잘 소명하신다면 충분히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질 경우 훈계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맥락과 접촉 강도, 표현 수위가 판결을 가를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섣부른 사과·합의는 금물, 학교 보고와 증거 확보가 먼저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섣부른 개인적 접촉과 합의 시도를 피하고, 학교라는 공식 채널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다만 학생이나 학부모를 개별적으로 만나 신고를 막아달라고 설득하거나 조건을 협상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향후 조사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억울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섣불리 학생 측과 접촉하거나, 출근 금지 같은 부당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스스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