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악성 민원인의 말 안 들어줬다가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직무유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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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악성 민원인의 말 안 들어줬다가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직무유기'로

2021. 11. 17 11:10 작성2021. 11. 20 14:51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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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직무를 불충분하게 한 게 아니라, 전혀 하지 않았을 때 성립

무혐의 받은 이후 '무고' 고소로 대응

공무원 A씨는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명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악성 민원인 B씨 때문. 쉼 없이 쏟아내는 민원에 힘든 와중에, 그 B씨 때문에 조사도 받게 됐다. 자신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 직무유기로.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공무원 A씨는 요즘 한 민원인 때문에 그야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B씨는 자신이 이곳으로 발령 나기 전부터 유명했던 사람. 일명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악성 민원인. 그 B씨 때문에 A씨가 최근 조사를 받게 됐다. 직무유기로.


자신의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런 일을 벌인 것. 하지만 그의 민원은 그야말로 황당한 내용이라, 도저히 수용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더욱이 B씨의 민원으로 오히려 업무처리에 지장을 겪고 있다.


이에 A씨가 일하는 곳에서는 해당 악성 민원인 B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B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직무를 수행 못 하면 직무유기? 대법원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형법은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단순히 민원인이 제기한 업무를 처리하지 않았다고 하여 직무유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성실의무를 태만하게 하는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직장 무단이탈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하려면 공무원이 ①주관적으로 직무를 저버렸다는 의식을 갖고, ②객관적으로 업무를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대법원도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나 형식적으로 또는 소홀히 직무를 수행한 탓으로 적절한 직무수행에 이르지 못한 것에 불과한 경우에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3도229 판결).


무혐의 결과 나오면 무고로 고소하라

악성 민원인 때문에 고생하는 A씨와 A씨의 동료들. 이에 B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무고죄로 고소를 하려고 하는데, 가능할지 궁금하다. 가능하다면, 직무유기로 수사를 받는 지금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무혐의가 나온 뒤 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무고죄로 B씨를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제기된 직무유기가 무혐의 처리되면, B씨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A씨에 대한 직무유기가 무혐의 처분되면, 불송치 결정 이유서를 확인한 뒤 무고죄 고소 여부를 검토하라"고 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도 "무고로 고소가 가능하다"면서 "지금이라도 고소는 가능하지만, (직무유기에 대한) 조사를 받는 중에는 B씨에 대한 수사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B씨가 A씨의 직무유기에 대한) 사실관계를 허위로 기재한 부분을 확보하고, 그에 대한 증거와 함께 고소하라"고 송 변호사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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