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엿본 팀장의 메신저, 그 안엔 신입사원 조롱과 성희롱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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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엿본 팀장의 메신저, 그 안엔 신입사원 조롱과 성희롱이 담겨 있었다

2025. 10. 30 11:38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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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조롱, 해고 모의까지

변호사들 "명백한 불법, 증거 확보 후 법적 대응 총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푼 꿈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입사 6개월 차 신입사원 A씨. 그러나 A씨가 마주한 현실은 축복이 아닌 악몽이었다. A씨는 공용 계정에 로그인된 업무용 메신저에서 대표와 팀장이 자신을 향해 쏟아낸 조롱과 퇴사 모의 정황을 발견하고 말았다.


메신저 대화는 충격 그 자체였다. "장애인이냐", "병X이다" 같은 인격 모독은 기본이었다. "퇴사 종용할까요?", "(새 채용) 공고 올리자"며 A씨를 내쫓을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다른 입사 지원자를 두고 "기쁨조로 쓰자"는 식의 끔찍한 성희롱 발언까지 오갔다.


이 모든 대화에는 발언자와 시간이 명확히 찍혀 있었다. 이 대화를 본 이후, A씨는 실제로 근무지가 일방적으로 변경되는 등 실질적인 불이익까지 겪어야 했다.


대표가 주도한 왕따, 명백한 불법 괴롭힘

변호사들은 A씨의 사례가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사용자와 상급자가 지위 우위를 이용해 업무와 관련 없는 인격 모독 발언을 하고 퇴사를 압박한 점은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단언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A씨의 경우, 대표와 팀장이라는 지위 우위를 이용해 '장애인' 등 모욕적 언사로 정신적 고통을 줬고, 일방적 자리 이동과 퇴사 모의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쫓겨나도 실업급여 못 받나? '괴롭힘 퇴사'의 조건

A씨의 가장 큰 현실적 고민은 생계 문제다. 통상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법은 A씨와 같은 피해자를 위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여 이직한 경우는 정당한 이직 사유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A씨처럼 괴롭힘으로 인한 퇴사는 비자발적 이직으로 간주되어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제일로의 배경민 변호사는 "퇴사 전후로 관할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신고해 공식 인정을 받는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록이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병X" 발언, 모욕죄 처벌에 위자료까지 가능하다

대표와 팀장의 발언은 단순한 뒷담화를 넘어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장애인이냐", "병X이다"와 같은 표현이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러 명이 참여한 업무용 메신저는 판례상 '공연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A씨는 가해자 개인과 회사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회사는 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진료 기록 등은 피해를 입증하는 추가 자료가 될 수 있다.


'메신저 엿보기'의 치명적 리스크

다만 A씨가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법적 함정에 빠질 위험도 존재한다. 법무법인 중앙의 양정은 변호사는 "타인의 메신저를 몰래 보고 이를 저장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상 타인의 비밀 침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A씨의 증거 수집 행위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당행위'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오히려 A씨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치명적 리스크다. 따라서 법적 대응에 앞서 증거의 위법성 문제에 대한 면밀한 법리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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